하경수 대표팀 감독 “바통 터치는 신뢰며 예술” 남자육상 400m 계주 대표팀 선전 비결

2025-08-13

한국 남자 육상 스프린터들은 바통을 주고받으며 냅다 뛰는 재미에 푹 빠졌다. 400m 계주 대표팀은 올해 들어 한국 신기록을 세 차례 경신했고, 지난 5월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지난달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하경수 대표팀 감독은 “한 명 한 명이 약간 부족해도 바통 터치를 잘하면 좋은 성적을 내면서 강팀을 꺾을 수 있는 게 계주의 매력”이라며 “바통 터치는 신뢰며 예술”이라고 말했다.

하 감독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계주 대표팀이 선전하는 비결을 ‘신뢰 속 자발적 경쟁’으로 꼽았다. 하 감독은 “선수들은 서로 ‘앞으로 치고 나가라, 내가 어떻게든 바통을 전해줄게’라고 말한다”며 “선수들이 서로 믿고 한마음으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400m 계주는 4명이 실수 없이 자기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야 한다. 첫 번째 주자는 스타트가 좋아야 한다. 두 번째 주자는 코너를 빨리 돌아야 한다. 세 번째 주자는 리드를 더 벌리거나 열세 폭을 줄일 수 스피드를 갖춰야 한다. 마지막 주자는 120m를 달린다는 일념으로 최대 스피드를 끝까지 유지하는 근성이 필요하다. 하 감독은 “4명이 개인 기록이 다소 부족해도 팀으로 이기려면 바통 터치를 거의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통 터치 구간은 80m~110m 사이다. 한국은 105m에 맞춰 훈련한다. 바통 터치가 완벽에 가깝게 이뤄지면 4명의 개인 기록 합산치보다 2초에서 2.5초를 줄일 수 있다. 현재 100m 개인 최고 기록은 이준혁(국군체육부대) 10초18, 김시온(경산시청) 10초20, 나마디 조엘진(예천군청)·이시몬(안양시청) 10초30, 이재성(광주광역시청) 10초32, 서민준(서천군청)·김정윤(한국체대) 10초35 등이다. 이 중 4명의 기록을 합하면 41초 안팎이다. 그런데 한국은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U대회에서 38초50으로 우승했다. 앞서 한국 기록도 올해만 세 차례나 경신했다. 지난 5월에는 38초56으로 종전 기록을 0.12초 단축하더니 같은 달 세계선수권에서는 38초51로 한국 기록을 다시 세웠다. 5월 31일 아시아선수권에서는 38초49로 우승했다. 하 감독은 “바통 터치를 잘해 거둔 기록들”이라며 “선수들끼리 최적의 바통 터치법을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하 감독은 경기도 양주 출신으로 400m 선수였다. 특기생으로 대학 입학에 실패한 뒤 특수체육을 공부하다가 트랙으로 돌아왔다. 2006년부터 양주시 학교 육상부를 지도했고 2016년부터 주니어 대표팀을 이끌었다. 2020년 주니어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뒤 지난 1월 국가대표팀 감독이 됐다. 하 감독은 “계주에 집중하면 단거리 기록도 함께 좋아지기 때문에 2018년부터 계주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감독은 “어릴 때부터 국제대회에서 자신감을 키우고 가능성을 체감하는 게 중요하다”며 “김정윤, 조엘진은 그런 경험을 하면서 성인이 된 선수”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8초74로 37년 만의 메달(동)을 획득했다.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2회 연속 메달 획득과 함께 한국 기록 경신을 노린다. 산술적으로는 10초20 안에 100m를 끊는 선수 4명이 거의 완벽한 바통 터치를 해야 금메달을 노릴 수 있다. 하 감독은 “우리가 잘하고 상대가 실수할 수도 있다”며 “기록에서 다소 밀려도 준비를 잘하면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2028년 LA 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해서는 최소 38초2대, 안정권 진입을 위해서는 37초대 기록이 필요하다. 하 감독은 “올림픽 기준 기록을 달성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세계릴레이대회에서 14위 안에 들어가면 올림픽에 갈 수 있어 희망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감독은 “계주 대표팀이 한국 기록도 세우고 국제대회 메달을 따면서 다른 선수들도 계주팀에 들어오고 싶어한다”며 “젊은 스프린터들의 100m 기록이 좋아지고 있어 계주 대표팀 전망도 밝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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