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삼국지 된 CES 가전 전시관...AI부터 자동차까지 격전

2025-01-08

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의 개막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구름떼 인파가 앞다퉈 전시장으로 향했다. 최첨단 테크의 집결 현장을 두눈으로 확인하려는 이들로 행사장 곳곳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韓·中·日 주축

가전업체가 주로 자리를 잡은 센트럴홀은 올해도 한·중·일 대표 주자가 점령했다.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차린 삼성전자와 LG전자, SK는 인공지능(AI)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워 관람객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부스 내에 현대차의 ‘아이오닉9’과 삼성중공업이 개발 중인 자율항해선박 모형을 전시했다. AI 솔루션인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연결된 경험을 집뿐 아니라 차, 배 같은 공간으로도 확장하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AI를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한 LG전자는 전시 구역마다 시간 간판을 세워 일어나 잠들기까지 일상에 녹아든 AI를 콘셉트로 꾸몄다. 전시장 중앙에 28대의 77인치 LG 시그니처 올레드 TV와 대형 샹들리에 조명을 활용한 미디어아트는 관람객의 밤길을 멈춰 세웠다.

방문객인 가브리엘 앤드루는 “LG전자 전시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라며 “단순히 보기 좋은 것을 넘어 몰입감이 느껴졌다. 소니 부스에서도 멋진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형식적인 발표로 진행하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SK도 AI 역량을 뽐내는 데 집중했다. 전시관 AIDC 부스 중앙에 SK AI 데이터센터를 형상화한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조형물로 이목을 끌었다. SK하이닉스의 HBM3E 16단 제품 샘플을 보려는 이들도 몰려들었다.

중국 가전 기업은 삼성전자 바로 옆에 차린 부스에서 마이크로 LED TV 등 신제품을 강조했다. 전체 주제를 ‘AI Your Life’로 잡은 하이센스는 각 전시 코너마다 ‘AI Your Kitchen’ ‘AI Your Cinema’ ‘AI Your Game’ 식으로 AI를 붙였다. 삼성전자의 더 프레임 TV와 유사한 캔버스 TV, LG전자의 스탠바이미와 비슷한 스탠드 TV도 전시했다. 미래 자동차를 위한 레이저·롤러블 디스플레이도 선보였다.

TCL도 퀀텀닷 미니 LED TV 라인업과 에어컨, 냉장고 등을 비중 있게 배치했다. TCL이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 AI 반려 로봇 ‘에이미’를 보려는 이들도 많았다. 서로 마주 보고 부스를 꾸린 하이센스와 TCL은 각각 후원하는 월드컵, NFL(미국프로풋볼리그) 등을 앞세워 집객에 열을 올렸다. TCL은 NFL 선수 제롬 베티스를 불러 관람객과 사진찍는 퍼포먼스를, 하이센스는 오븐으로 피자를 요리해 나눠주는 행사를 했다.

삼성과 LG만큼 고도화된 모델은 아니지만 AI 홈을 큰 주제로 내건 건 창홍이었다. 전시 관계자 얀 리는 “독자적인 AI 레이더가 사용자의 정확한 움직임과 위치를 감지한다. 상호 작용이 필요 없다”라고 자랑했다. 보안을 강조하면서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저장되지 않아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없다”라고도 했다.

일본 기업은 소니·파나소닉·소니혼다모빌리티·니콘 등이 출격했다. 이들은 AI 승부 대신, 고유의 강점을 내세웠다. 소니는 첨단 XR(확장현실) 기술을 활용한 공간 콘텐트 제작 헤드셋, 모션 캡처를 이용한 가상 공간 탐험 라이브쇼, 게임 기기 등을 선보였다. 영화제작자를 위한 첨단 차량 촬영 시스템도 소개했다. 파나소닉은 ‘탄소중립’과 ‘순환 경제’ 메시지로 전시관을 채웠다. 행사 관계자는 “냉장고에 카메라가 탑재돼 어떤 게 부족한지, 특정 제품이 상하기 시작했다는 등 정보를 준다”라며 “에너지와 지구를 동시에 고려한 가전제품을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니콘은 로봇,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카메라와 3D 글라스 등을 전시했다.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전기차 아필라1도 화제였다.

한 IT 업계 관람객은 “몇 년간 빅테크 영역을 제외한 가전 영역에선 한국 기업 독주였다”라며 “올해는 중국·일본 전시관에서 더 시간을 많이 썼다”라고 말했다.

AI와 디스플레이 등 각사의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가 전시장마다 한자리를 꿰차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삼성전자에 AI솔루션 스마트싱스를 적용한 아이오닉이 있었다면, LG는 씽큐온을 활용한 캠핑카를 배치했다. 독일 보쉬는 2023년 실제 경주에 참가했던 레이싱카를, 소니는 대형 SUV를 전시했다. 하이센스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을 적용한 콘셉트 차량으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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