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 'JV 1호' Ashurst Korea의 경쟁력

2024-12-10

"한국변호사 가세한 원펌-원스톱 자문 인기"

약30개의 외국 로펌이 서울사무소를 열고 한국에 진출한 가운데 시장개방의 범위가 확대되어 출범한 외국 로펌과 한국 로펌의 합작법무법인(JV) 두 곳이 단연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2년 전 영국 로펌 애셔스트(Ashurst)와 법무법인 화현이 힘을 합친 애셔스트화현 즉, Ashurst Korea JV가 출범한 데 이어 지난해 베이커맥켄지 앤 KL 파트너스 JV가 추가된 상황. 아직 평가가 이를지 모르지만 두 로펌은 성공적으로 순항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로펌들 중에도 적절한 상대만 있다면 JV를 통해 시너지를 도모하려는 로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국변호사, 한국변호사 7명씩 근무

리걸타임즈가 JV 1호인 Ashurst Korea를 찾아 출범 2년의 성과를 따져보았다. 여의도의 파크원 타워1에 위치한 Ashurst Korea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훌륭한 조망에 녹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깔끔한 인테리어가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Ashurst의 공통된 인테리어 디자인을 서울에도 적용한 결과인데, 런던이나 홍콩의 Ashurst 사무실에 와있다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하지만 이곳은 영미법과 국제법은 물론 한국법 자문도 가능한, 영미 변호사들과 함께 한국변호사들이 상주해 영어로, 우리말로 자문하며 시너지를 높이는 합작법무법인이다. 설립 2년이 지난 Ashurst Korea의 상주 변호사는 모두 14명으로, 외국변호사 7명, 한국변호사 7명씩 근무하고 있다. 외국법자문사법에 따르면, 합작 파트너인 외국 로펌은 100분의 49를 초과하여 합작법무법인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고, 합작법무법인 내 소속외국법자문사 수는 소속변호사 즉, 한국변호사 수를 넘을 수 없다.

"Ashurst가 아마 미국은 물론 로펌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는 영국에서도 가장 오래된 로펌일 거예요. 1822년에 생겨 202년 된 로펌이니까요. 출범 당시 전화번호가 '6' 이었다고해요. 여섯 번째로 전화번호를 받은 거죠. 그런 유서 깊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영국을 대표하는 로펌이 서울에 진출해 한국변호사들과 함께 자문한다는 건 한국 클라이언트들도 굉장히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202년 역사의 오래된 로펌

한국변호사로서 국내 일류 로펌에서 근무하다가 Ashurst가 출범한 이듬해인 지난해 6월 1일자로 합류해 합작법무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는 제강호 변호사는 무엇보다도 Ashurst의 오래된 역사와 경쟁력에 주목했다. 그는 JV 설립 이전부터 홍콩사무소를 중심으로 한국 관련 업무를 활발하게 수행해 온, 존 김(John Kim) 뉴욕주 변호사가 이끄는 Ashurst 한국팀의 활약을 소개하고, Ashurst의 그런 노하우와 경쟁력이 JV를 설립하며 서울로 베이스를 옮겨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에 함께 참석한 신경식 대표변호사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수원지검장 등을 역임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이자 법무법인 화현의 대표를 겸하고 있는 신 변호사는 "Ashurst 플랫폼 자체가 세계적으로 이미 완성이 돼 있고, 서울사무소는 Ashurst의 31번째 사무소인데, JV가 생김으로써 저희 한국 클라이언트들이 Ashurst의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고 Ashurst Korea 출범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특히 "Ashurst Korea엔 한국변호사들이 함께 포진하고 있으니까 JV가 아닌 외국 로펌의 여러 서울사무소와 달리 한국 기업의 사정이나 애로 같은 것들을 잘 알고 있고, 크로스보더 관련 일을 하다 보면 국내 문제하고 연결되는 것도 많은데,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잘 이해하고, 세계 각국에 위치한 Ashurst의 현지 플랫폼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JV라고 하는 게 결국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한 경제활동을 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는 수단이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거듭 JV의 강점을 역설했다.

투자 등 한국에 와서 사업을 하려고 하는 Ashurst의 글로벌 고객들에겐 Ashurst Korea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JV가 보다 진전된 선택'

제강호 대표는 "그동안 인터내셔널 클라이언트들이 한국에 뭔가 이슈가 있을 때 별도로 그때그때 한국 로펌을 하이어(hire) 해서 물어봐야 했지만, 이제는 Ashurst Korea에서 기본적인 걸 파악하고 있고 더 필요하면 제대로 된 전문가를 찾아 해결해주니까 훨씬 효과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글로벌 고객들에게도 JV가 보다 진전된 선택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Ashurst Korea에 따르면, 실제로 아웃바운드 일이건 인바운드 일이건 시너지가 상당하다고 한다.

Ashurst는 올 초 한국의 대기업이 페루에 있는 LNG 회사에 투자했던 지분을 약 3,500억원을 받고 매각하는 거래에서 이 대기업을 대리해 성공적으로 딜을 완수했다. 외국 로펌들이 많이 수행하는 평범한 아웃바운드 매각 사례 같지만, 지분을 사기로 한 텍사스 지역의 에너지 펀드가 호주에 있는 다른 회사의 지분을 팔아 그 돈으로 인수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해 인수자금이 마련될 호주 회사 매각딜의 실제 진행 여부 등 확인할 사항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Ashurst Korea는 Ashurst 시드니 사무소를 통해 해당 거래를 체크하고, 직접 서울사무소의 변호사들이 출장을 다니며 계약서 초안부터 협상 및 거래종결까지 한 달 만에 딜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딜을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해야 될 거 아니겠어요. 외국변호사와 한국변호사가 한 사무소에 근무하며 Ashurst의 전 세계 사무소와 연결해 원펌(one firm)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Ashurst Korea는 구성원들의 일에 대한 몰입도나 헌신(commitment)에 있어 또 다른 로펌을 하이어 해 진행하는 다른 로펌들과는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신경식 변호사)

제강호 대표는 이외에도 한국 기업 해외 자회사의 HR 이슈가 문제된 사안이나 금융업 인가가 필요한지 아닌지 독일 금융당국에 관련 규정의 내용을 확인하는 업무 등에서 한국 고객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정확히 캐치해 신속하게 답을 제공하는 등 한국변호사가 관여한 가운데 전세계 사무소와 연결해 Ashurst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해결하는 Ashurst Korea의 원스톱 서비스 성공사례가 하나둘이 아니라고 소개했다. 독일의 금융 관련 규정을 알아보는 자문에선 해당 클라이언트가 다른 한국 로펌과 독일의 대형 로펌을 통해 자문을 받다가 만족스럽지 못하자 Ashurst Korea에 두 번째로 의견을 구해 신속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답변에 대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인바운드 딜에선 지난해 클로징 된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Mubadala)를 대리해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 컨소시엄이 인수한 오스템임플란트에 투자한 거래가 Ashurst가 수행한 대표적인 거래로 꼽힌다.

Ashurst Korea의 제강호, 신경식 대표와 홍콩사무소에서 한국팀을 총괄지휘하는 존 김이 함께 협상에 참여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Ashurst Korea는 또 외국 투자자를 대리해 한국맥도날드 인수 거래에 자문하고 있으며, 한국의 석유화학회사가 분사해 글로벌 SI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JV 거래와 한국 내 수소 제철 관련 기술에 대한 합작투자거래에서 해외 합작당사자를 대리하는 등 다양한 거래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프로젝트, 분쟁해결 분야도 포진

Ashurst Korea는 코퍼릿 분야와 함께 정안나 영국변호사가 팀을 이끄는 프로젝트 개발과 PF 자문, Ronnie King 영국변호사가 관장하는 국제중재 등 분쟁해결 분야 등으로 업무분야가 구성되어 있다.

특히 한국팀 헤드인 홍콩사무소의 존 김 변호사가 Ashurst의 한국 업무를 소개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코퍼릿 전문가인 그는 월스트리트 로펌인 Cravath, Swaine & Moore를 시작으로 한국의 김앤장, 법무법인 율촌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존 김이 NYU 로스쿨(JD)을 다닐 때 제강호 대표가 같은 로스쿨에서 LLM 과정을 밟으며 가깝게 지내고, 신경식 대표가 검사 시절 코네티컷주 검찰청에 파견갔을 때 존 김을 알게 되어 25년 넘게 이어진 세 사람의 우정이 Ashurst Korea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는 셈인데, 각기 다른 경력의 세 사람이 지휘부를 구성하고 있는 Ashurst Korea는 아웃바운드이든 인바운드이든 한국 관련 크로스보더 일에서 가장 먼저 선택받는 'go-to' 펌을 지향하고 있다.

신경식 대표가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기자에게 한마디 덧붙였다.

"Ashurst Korea가 글로벌 고객들한테도 많은 도움을 주겠지만 한국 고객들 입장에서는 Ashurst Korea는 한국 로펌, 한국변호사가 주도하는 법률사무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저희가 그러한 존재감을 갖고 일을 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 나가 좀 더 편하게 사업하는 것에 대해 저희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서비스할 수 있으니까 특히 한국 고객들한테 이점이 많을 것 같아요."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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