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실용’은 ‘원칙’ 기반해야 신뢰와 설득의 힘 얻는다”

2025-07-21

“공직자 마음가짐 따라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는 점 명심해야”

“비상시국에 유엔 전 회원국 수교 완결 등 오히려 보람 더 컸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21일 “실용은 원칙에 단단히 발을 딛고 섰을 때 비로소 신뢰와 설득의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강대국들과의 관계에서도 전략적 운신의 폭을 넓혀나가기 위해서는 확고한 원칙을 토대로 정책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전 장관은 또 “국제질서의 균형추가 흔들리고 기존질서의 균열이 커질수록 우리와 같은 중견국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커진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국제질서는 더 이상 강대국들의 노력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는 다극체제로 전환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교부 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직무에 임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도 있고, 나라의 안위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마시고,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1월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외교부 장관으로 취임해 1년 6개월동안 재임한 조 전 장관은 이날 이임식을 끝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조 전 장관은 지난 소회에 대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로 중도하차하게 된 미완의 정부 외교장관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떠나는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 1년 반의 시간은 고양된 국가의 위상을 온몸으로 느끼며, 심신의 고달픔을 잊고 일에 몰두한 영광과 보람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역설적이지만 권한대행체제 하의 비상시국이었고, 정상외교가 작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교수장으로서 우리 외교를 책임지며 이끌어야 했던 시기였기에 위기관리자로서의 책임과 보람은 오히려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을 흔들림없이 지키고, 일본,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뮌헨 안보회의, 주요 20개국(G20)-나토 외교장관회의 등 다자무대에서 훼손된 국가 이미지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 와중에 일본, 폴란드, 프랑스, 베트남 등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의 전략적 협력국들을 차례로 방문해 정상외교의 빈 공간을 메울 수 있었던 것도 큰 보람이었다. 4월 초엔 시리아를 전격 방문해 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작년 2월 쿠바와의 수교에 이어 재임기간 중 우리 외교의 오랜 숙원 과제였던 유엔 전 회원국과의 수교 완결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우리 삶 속에서 위기의 순간은 어둠 속에서 날아오는 비수처럼 예고없이 불쑥 찾아온다. 어느(一) 날 저녁(夕) 비수(匕)처럼 날아오는 것이 죽음이라는 죽을 사(死)자의 파자(破字) 의미가 말해 주듯이 말이다”라며 “국가적 위기 상황도 마찬가지다다. 위기를 대비하는 공직자의 마음과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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