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당뇨환자 자살 위험 비당뇨인보다 4.3배 높아

2024-10-08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당뇨병 환자들이 자살 위험에 노출돼 있어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기반으로 당뇨병 환자의 사회경제적 상황과 자살 위험성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저소득층 당뇨 환자의 자살 위험이 비당뇨 고소득층보다 4.34배 높았다.

연구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30~64세 성인 343만9천170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총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을 4분위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당뇨병 발병 여부와 관계없이 소득이 낮을수록, 당뇨병이 없는 경우보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자살률이 더 높았다.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4분위의 경우 비당뇨인보다 당뇨병 환자의 자살 위험성이 1.25배 높았으며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자살 위험성이 더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당뇨병이 없는 고소득층보다 자살 위험성이 4.34배 높았다.

저소득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당뇨인일수록 자살 위험도 증가했다. 5회 연속 하위 25% 저소득층에 속한 사람의 자살 위험은 저소득층에 속하지 않은 비당뇨인의 2배에 달했다.

소득 변동성도 자살 위험에 영향을 미쳐 소득 변화가 적은 그룹의 자살 위험은 비당뇨인에 비해 1.21배 높았으나 소득 변동이 큰 그룹에서는 그 위험이 1.89배까지 상승했다.

차봉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당뇨병 환자의 장기 투병이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하고 이로 인해 정신건강 악화와 자살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뇨병 환자들은 투병 중 직장 생활이 어려워지거나 실직, 경력 단절을 겪으며 경제적으로 빈곤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저소득으로 인한 우울증이 가정 내 불화나 가족 유대감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자살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수록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해 의료비가 급증할 수 있다”며 “정부는 당뇨병 환자의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문제도 세심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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