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 AI 활용 시도하지만 대기업 속도 따라잡기 어려워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오픈AI의 챗GPT(ChatGPT) 출시 이후 인공지능(AI)이 전 세계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가운데, AI의 혜택이 일부 대형 기업에 집중되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오히려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웰스파고(Wells Fargo)에 따르면, 챗GPT 출시 이후 대형주는 근로자 1인당 실질 매출이 꾸준히 상승한 반면, 중소형주는 같은 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S&P500 지수는 5.5% 생산성이 올랐지만, 중소기업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12.3% 급락하며 격차가 확대됐고, 지수 성과에도 반영돼 S&P500은 74% 상승한 반면 러셀2000은 39% 오르는 데 그쳤다.
웰스파고의 권오성 주식 전략가는 "AI가 대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대·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 대규모 감원 후 AI 활용 속도 내는 대기업들
올해 인공지능의 비약적인 발전은 아마존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기업들로 하여금 AI에 '올인(All-in)'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대형 미국 기업들은 대규모 감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타깃(Target), 아마존(Amazon), 메타(Meta), 스타벅스(Starbucks), 오라클(Orac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UPS 등 대형 기업들이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타깃의 감원 규모는 '역대급'으로 평가되며, 아마존도 화요일 사상 최대 수준의 감원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감원의 이유로 주로 운영 효율화 및 성장 전략 재정비를 꼽지만, 상당수는 AI 도입으로 인한 인력 대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 는 AI 투자로 인해 전체 인력의 약 40%를 감축했다고 공개했다.
사이버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는 올해 5월 "AI 효율성 개선"을 이유로 전 세계 인력의 5%를 감축한다고 발표하며 "AI는 채용 곡선을 평탄하게(flatten) 만든다"고 설명했다.
IBM 최고경영자(CEO)는 2028년까지 비고객 접점(non-customer-facing) 직군의 30%를 감축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올해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에 "AI 챗봇이 인사(HR) 직원 200명을 대체했다"고 밝히며, 그만큼 영업·프로그래밍 인력에 재투자할 여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25년 초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약 40%가 향후 5년 내 AI 자동화로 인해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과감한 인력 감축으로 절약된 비용은 로봇화 등에 적극 투입 중이다.
아마존은 물류창고 등 시설 전반에 로봇을 적극 투입하며 비용 절감과 배송 시간 단축을 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5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이며, 이로 인해 상품 하나당 약 30센트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아마존의 로봇화가 2027년까지 약 20억~40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팔로알토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 월마트(Walmart), 맥도날드(McDonald's) 등도 AI를 활용해 마진 개선 효과를 얻을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 중소기업도 AI 도입 중이지만 '속도·규모'의 한계
중소기업들 역시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속도나 규모 면에서 대기업과의 격차는 더 빠르게 벌어지는 모양새다. 문가들은 기술과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뒤처질 경우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의 회계·경영 소프트웨어 기업인 인튜이트가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내 5,0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8%가 AI를 도입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생산성 향상 폭은 대기업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다.
영국 기반의 인공지능 전문 미디어 플랫폼인 'aijourn.com'에 따르면 2025년 현재 AI 산업은 사상 최고 수준의 투자와 빠른 도입 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스탠퍼드 인간중심 AI(HAI) 지수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민간 부문 AI 투자액은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2022년 대비 두 배로 늘었고, PwC는 글로벌 AI 투자가 2030년까지 연평균 3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눈에 띄는 점은 아마존,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은 AI를 활용한 자동화와 효율화로 근로자 1인당 생산성을 꾸준히 높이는 반면, 자본과 기술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도입 속도가 느리고 성과도 제한적이란 지적이었다.
IBM의 2025 AI 도입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42%가 AI를 본격적으로 배포했지만, 대부분은 대기업 중심이다.
MIT 2025 보고서도 AI 파일럿의 95%가 수익성 있게 확장되지 못한다고 경고하며, 이를 'GenAI 격차(GenAI Divide)'라고 불렀다.
맥킨지 2025 글로벌 AI리포트는 경영진의 65%가 2년 내 AI가 영업이익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회사 전체의 AI 확장 전략을 갖춘 곳은 2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AI는 기술력과 투자 속도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만큼, 대기업 중심의 생산성 불평등이 구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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