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빠르다더니 수개월 '먹튀'"…6억 피해 낸 중고 아이폰몰 강제 폐쇄

2025-12-08

소비자들로부터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이른바 '먹튀' 영업을 일삼은 중고 아이폰 전문 쇼핑몰 2곳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긴급 조치로 문을 닫게 됐다. 이들은 배송 지연으로 민원이 폭주하자 사이트 이름만 바꿔 영업을 지속하고, 카드 결제가 차단되자 현금 입금만을 유도하는 등 치밀하고 악의적인 수법으로 6억 원이 넘는 소비자 피해를 낳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제이비인터내셔널(쇼핑몰명 유앤아이폰)'과 '올댓(쇼핑몰명 리올드)'에 대해 해당 사이트에서의 상품 판매를 전면 중지시키는 임시중지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호스팅 업체의 협조를 통해 8일부터 해당 사이트들은 즉시 차단됐다.

임시중지명령은 소비자 피해가 확산할 우려가 있어 예방이 시급할 때, 정식 조사 및 심결 절차가 끝나기 전 공정위가 해당 쇼핑몰의 영업을 강제로 정지시키는 제도다. 이번 사례는 2017년 '어썸', 2022년 '사크라스트라다'에 이은 역대 세 번째 발동으로, 사안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공정위 조사 결과 안 모 씨가 대표로 있는 두 업체는 전형적인 '돌려막기'와 '사이트 세탁'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제이비인터내셔널은 유앤아이폰 사이트를 운영하며 구매 후 2~4주 내 수령 가능하다고 광고해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개월째 배송을 미루고,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연락조차 받지 않았다.

특히 유앤아이폰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급증해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지자, 안 대표는 지난 10월 '리올드(상호명 올댓)'라는 신규 사이트를 개설하는 꼼수를 부렸다. 리올드에서는 오후 4시 이전 결제 시 익일 배송, 2주 내외 수령 등 더 파격적인 문구로 소비자를 유인했으나,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이들의 행각은 결제 수단이 막히자 더욱 대범해졌다. 배송 및 환불 지연 민원이 쏟아지면서 10월 1일부터 전자결제대행사(PG)가 제이비인터내셔널에 대한 정산을 보류하고 서비스를 중단하자,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계좌이체를 통한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 심지어 대표자 안 씨 명의의 계좌번호를 수시로 변경해가며 대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추산된 소비자 피해 규모는 약 6억 원에 달한다. 10월 한 달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상담 건수만 503건에 이르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를 합하면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달 3일 현장 점검을 통해 피해 확산 우려를 확인하고 17일 정식 조사에 착수한 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이번 임시중지명령을 결정했다. 해당 조치는 현재 진행 중인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유지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외 배송 상품을 거래할 때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저렴하거나 배송 기간이 긴 경우, 특히 현금 결제만을 유도하는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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