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에 'SNS 전쟁' 선포한 마가…'맘다니 청구서' 20조원 날아온다

2025-11-06

“Woke is back.(워크가 돌아왔다.)”

지난 4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소셜미디어(SNS)를 뒤덮은 말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의 참패로 힘을 잃은 워크(깨어있는) 진영은 맘다니의 당선과 함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은 이에 맞서 전쟁을 예고했다.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SNS는 진영 싸움의 장이 됐다. 공화당의 랜디 파인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은 엑스(X)에서 “뉴욕시는 함락됐다”며 “우리가 멈추지 않으면 다음은 미국 차례”라고 썼다. 조지 산토스 전 뉴욕주 하원의원은 “공산주의에 투표하는 건 단 한 번뿐이라는 걸 기억하라”고 했다.

맘다니의 지지자들은 밈(meme)으로 반격했다. 한 지지자는 뉴욕의 랜드마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공산주의 상징 ‘낫과 망치’를 합친 사진을 게시했는데, 100만회 이상 조회되며 화제가 됐다.

승리 안겨준 SNS, 양날의 검 될까

마가와의 SNS 전쟁은 맘다니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있다. 무명 정치인이었던 맘다니는 이번 선거 운동에서 SNS와 밈을 적극 활용했다. 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맘다니는 선거 기간 온라인에서 경쟁자였던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보다 10배 더 많이 언급됐다. WP는 “맘다니는 고품질의 영상과 콘텐트 제작자를 이용해 경제 공약을 홍보해왔다”며 “맘다니의 승리에 대한 온라인의 과도한 반응은 선거 운동으로 만들어진 화제성에서 비롯됐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SNS 활용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담 페넨버그 뉴욕대 저널리즘 교수는 “계속된 풍자는 본질을 가리고 사람들이 맘다니 행정부가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보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WP에 말했다. 리처드 플래너건 뉴욕시립대 정치학 교수는 “맘다니 행정부가 공약을 이행하려고 노력할수록 마가 진영엔 꾸준히 장작을 지피게 될 것”이라며 마가 진영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마가의 비판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미국 조직적증오연구센터에 따르면 선거 운동 기간 X에선 무슬림 혐오나 외국인 혐오가 담긴 게시물이 다수 발견됐다. 당선 이후엔 정치적 폭력, 테러리즘에 대한 언급까지 나왔다. 맘다니의 SNS 캠페인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반대 세력의 비난과 공격을 불러온 셈이다.

맘다니 청구서 20조원 날아온다

맘다니가 내건 공약들이 실현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맘다니의 ‘먹고사니즘’ 공약에 최소 140억 달러(약 20조27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청구서엔 무상보육 60억 달러(약 8조6900억원), 임대주택 확대 70억 달러(약 10조1400억원), 무료 시내버스 8억 달러(약 1조1600억원) 등이 담겼다. 뉴욕은 이미 예산이 부족한 데다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예산 삭감 여파로 재정 위기에 직면해있다. 맘다니는 법인세와 부유층 소득세를 인상해 90억 달러(약 13조원)의 추가 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세금 인상은 뉴욕주의회와 캐시 호컬 주지사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맘다니의 대표적인 주거 공약인 임대료 동결은 주지사의 승인 없이도 추진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주택 유지 보수에만 연간 30억 달러(약 4조3500억원)가 든다고 전망했다.

이날 맘다니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의 정책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맘다니는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인수위원회 간부 명단을 발표했다. 자신의 부족한 정치 경력과 무슬림 여성인권에 대한 논란을 돌파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특히 ‘빅테크 저승사자’로 불리는 리나 칸 컬럼비아대 교수가 포함되면서 맘다니의 개혁적 성향이 드러났다. 칸 교수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을 지내며 빅테크를 겨냥한 반독점 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