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초기품질 문제가 내연기관차의 1.6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총 12개 비교 부문 중 11개에서 모두 내연기관차에게 밀렸다.
16일 컨슈머인사이트가 새차 구입 후 1년 이내인 소비자 6979명을 대상으로 100대 당 문제점 수(PHH) 등 초기품질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기차는 190PPH로 내연기관차(119PPH)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기차의 초기품질 문제점 수가 내연기관차 대비 1.6배 많다는 뜻이다. 전체 자동차의 평균 PPH는 126이다.
전기차의 초기품질 문제는 지난해에 비해 개선되지 않았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지난해 조사에서도 전기차는 193PPH, 내연기관차는 117PH로 올해와 유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완성차 업계들이 전기차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개선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체 이용자 중 과반수(55%)가 품질 문제를 경험했다는 점도 지난해와 동일했다. 특히 초기 품질 문제는 전기장치·액세서리(33.5 PPH), 소음·잡소리(31.7 PPH), 온도조절·환기장치(17.4 PPH) 순으로 많았다. 반면 내연기관차는 구동계(18.6 PPH), 전기장치·액세서리(18.4 PPH), 소음·잡소리(17.8 PPH) 순이었다. 총 12개 부문 중 구동계를 제외한 11개 부문에서 전기차의 문제점 수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많았다. 실제 고장 건수와는 별개로 소비자들이 전기차의 품질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소음·잡소리 부문은 역설적이라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이 없는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조용할 수밖에 없음에도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기차 구동계의 정숙성이 바람과 타이어소리, 저속구간의 진동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청라 화재 이후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품질 개선을 신속하게 이뤄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는 배터리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과 충격 흡수 구조를 차량에 적용하고 있으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지속적인 성능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다수의 완성차가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새차 구입 후 1년 이내(’23년 7월~’24년 6월 구입)인 소비자에게 그 간 경험한 문제점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초기품질 평가 부문은 총 12개였으며, 측정 항목은 내연기관 185개, 전기차 172개로 구성됐다. 표본 수는 내연기관차 이용자 6256명, 전기차 이용자 72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