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EV) 세단 모델들이 대거 등장하며 완성차 업체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현대차(005380) 아이오닉5와 테슬라 모델Y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했는데 올해는 가성비를 갖춘 세단들이 시장에 출시된다. 현대차·기아(000270), 비야디(BYD) 등 주요 완성차 업체가 전기 세단을 속속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22일부터 EV4를 계약한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인도를 시작했다. 지난달 11일 출시된 EV4는 기아 최초의 전기 세단으로 전기차 전용 공장인 광명 이보(EVO) 플랜트에 생산된다. EV3·6·9 등 SUV뿐이던 기아 전기차 라인업에 세단이 처음으로 추가됐다.
기아가 EV4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최근 들어 국내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 세단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세단 판매량은 10만 7252대로 전년 동기보다 1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차 판매량(40만 874대)은 11.3%, SUV 판매량(20만 2447대)은 1.6% 각각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EV4는 세단 특유의 낮은 차체와 공기 역학적인 디자인 설계로 주행거리를 늘리며 소비자 부담을 덜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최대 533㎞로 현대차그룹의 모든 전기차 중에서 가장 길다. SUV 못지않은 넉넉한 실내 공간으로 실용성도 갖췄다. 기아는 올해 말까지 EV4만으로 1만 8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도 올 3분기 아이오닉6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22년 9월 출시한 이전 모델에 비해 더욱 날렵해지는 등 완전변경에 가까운 디자인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아이오닉6 부분변경 모델부터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발휘하는 N라인 모델을 새로 추가하면서 고성능 차량을 원하는 시장 수요까지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BYD도 국내 시장에 세단 출시를 예고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BYD는 이달 개최된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중형 전기 세단인 씰을 국내에 처음 공개하며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경쟁 모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 선택을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씰 가격은 4750만~5250만 원 선에서 결정될 예정인데 같은 차급인 아이오닉6(4695만~6182만 원)와 비교해 최고가 기준 900만 원가량 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