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수출 생산유발액 2365억 달러
직·간접 고용 150만명 '압도적'
"세제지원·보조금 확대, 미래차 전환 대응 필요"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국내 자동차 산업이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을 통한 생산 유발효과가 다른 산업 대비 높은 데다 일자리 창출, 생산 거점 분산 등 국가 균형 발전에 기여하며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국내그룹(기업집단) 중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제 기여액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그룹의 성과가 그룹 내부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산업 수출의 생산유발액은 2365억 달러로, 주요 수출품목 중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수출 생산유발효과는 한 산업이 해외에 제품을 수출할 때 제품을 만들기 위해 국내에서 발생한 생산활동을 보여주는 지표다.
자동차 산업은 특성상 전후방 연관 효과 가 커 반도체 등 다른 수출 관련 산업에 비해 수출 생산 유발액이 높게 측정됐다.
지난해 완성차 수출은 708억달러를 기록해 2년 연속 700억달러를 넘겼다. 자동차부품을 포함한 ‘K-자동차’ 전체 수출 역시 역대 최대치인 2023년의 938억달러에 근접한 933억달러로 집계됐다
무역흑자는 727억달러로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의 1.4배다.
일자리 측면에서 기여도도 높았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의 직·간접 고용인원은 약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철강(41만명), 반도체(28만명) 분야 등의 직·간접 고용인원을 웃도는 수치다.

전국에 고르게 분포된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지역 일자리 창출 등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기여도도 확인됐다.
반도체 산업이 수도권, 조선이 동남권에 집중돼 있는데 반해, 자동차는 동남권(35%), 수도권(29%), 충청권(16%), 호남권(11%), 대구경북권(9%)에 분산돼 지역 자립 기반 형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자동차 산업은 2023년 기준 제조업 생산의 14.5%, 부가가치의 12.1%를 차지했으며, 국세 수입도 2022년 기준 42조원으로 연구개발(R&D) 예산의 1.4배 수준이었다.
국내 완성차 산업이 질적으로도 성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자동차 1대당 수출 단가는 2만 3048달러로 이는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해 40% 넘게 올랐다. SUV,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수출이 지속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생산량도 지난해 2년 연속 400만대를 넘겼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합산 판매량은 723만대로 3년 연속 글로벌 ‘빅3’에 올랐다. 이와 함께 ‘세계 올해의 차(WCOTY)’에는 최근 6년간 다섯 차례 수상했다.
자동차 부품 산업에 대한 약진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Automotive News)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부품사 순위에는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국내 기업 10곳이 이름을 올렸다. 10년 전과 비교해 2배 많은 국내 업체가 순위권에 포함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인 CEO스코어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국내 그룹 중 현대차그룹(9개사)의 경제기여액은 359조 4384억원으로 가장 크다고 밝혔다.
경제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를 모두 더한 것으로 협력사 거래대금, 임직원 급여, 세금, 배당, 기부금 등이 포함된다.
계열사별로는 ▲현대자동차 115조 2,187억원 ▲기아 86조 5,890억원 ▲현대모비스 52조 1,965억원 ▲현대건설 30조 2,921억원 ▲현대글로비스 25조 4,479억원 ▲현대제철 15조 4,795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5조 170억원 ▲현대트랜시스 11조 7,964억원 ▲현대위아 7조 4,01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100대 기업 중에도 경제기여액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의 경제기여액 가장 큰 배경에는 자동차, 건설 등 전후방 연관산업의 파급효과가 큰 계열사로 구성돼 있는데다,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 친화적 정책을 펼쳐온 점 등이 꼽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협력사 동반성장, 주주가치 제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며,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4일 자동차모빌리티산업포럼에서 업계는 보호무역주의, 중국 약진, 전기차 수요 둔화 등 복합 위기를 지적하며 정책 지원을 요구했다.
강남훈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 회장은 "자동차 산업은 150만명을 고용한 핵심 산업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철 연구위원은 R&D 투자 확대를, 김준기 상무는 세제 및 보조금 확대, 부품업계 지원을 제안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K-자동차가 글로벌 경쟁을 돌파하려면 범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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