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키징·테스트를 포함한 반도체 통합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트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통합 파운드리 시장에서 지난 1분기 기준 TSMC는 시장 점유율 35.3%를 기록,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텔(6.5%)과 ASE(6.2%)에도 밀리며 5.9%로 4위에 머물렀다.
통합 파운드리는 순수 파운드리 사업 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 종합반도체회사(IDM), 패키징·테스트(OSAT), 포토마스크 제조 공급업체를 포함한 개념이다. 단순 반도체 위탁생산 뿐 아니라 전주기 공급망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2.0'이라고도 부른다.
앞서 TSMC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패키징·테스트를 파운드리 시장에 포함하면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커진다면서, 자사의 첨단 패키징 역량과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5D 패키징(CoWoS) 생산능력을 2023년 대비 2026년까지 4배 이상 확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TSMC는 점유율은 지난해 초 29.4%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해 35%를 돌파했다. 통합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같은 기간 13% 성장했는데, TSMC는 35.3% 성장하며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파운드리 산업 경쟁에서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전(前)공정 뿐 아니라 패키징·테스트 통합 역량까지 중요성이 부각됐음을 방증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AI, 칩렛,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고집적 반도체 기술이 확산되면서 패키징·테스트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반도체 성능에 직결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텔은 TSMC에 이은 2위에 올랐으나 점유율은 6%에 그쳤다. 지난해 4월부터 회계기준을 바꿔 자사 제품까지 파운드리 실적에 포함한 영향이나, 실질적인 매출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공정과 첨단 패키징에서 고객사 유치 어려움을 겪으면서 역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래디 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선두업체인 TSMC를 삼성전자와 인텔이 쫓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공정 개발 이후 수율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