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풀 FC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통해 단순한 트로피 이상의 것을 얻었다. 구단 역사상 20번째 리그 우승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대등한 전통을 상징하는 동시에, 사상 최대 매출이라는 ‘현금 우승’도 안겨줬다고 디애슬레틱이 4일 전했다.
구단 재무 전문가들은 이번 시즌 리버풀이 처음으로 연매출 7억 파운드(1조 303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EPL 역사상 두 번째 기록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최근 2시즌 연속 우승 당시 각각 1억7600만 파운드 중계권 및 성과급 수익을 올렸다. 이번 시즌 리버풀 역시 최소 1억8000만 파운드(3351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EPL로부터 확보할 전망이다. 이는 리그 최다 중계 노출(29회) 및 1위 피니시로 인한 성과급이 반영된 수치다. 리버풀은 나이키와의 현행 계약 종료 직전, 이번 우승으로 추가 보너스 200만 파운드를 확보했다. 오는 8월부터 아디다스와 새 유니폼 계약이 시작되며, 이 역시 수익 구조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리버풀의 연간 상업 수익은 3억800만 파운드(5733억원)로, 지난 7년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스탠다드차타드(유니폼 스폰서), 익스피디아(소매 스폰서), AXA(트레이닝 센터 네이밍)를 포함해 최근에는 UPS, 구글, 펠로톤, 일본항공 등 블루칩 브랜드들과의 파트너십도 확대했다. 벤 래티 리버풀 커머셜 디렉터는 “지난 5년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경험했다. 우리는 이제 겨우 시작한 셈”이라고 말했다.
안필드 로드 스탠드의 증축이 완료되며 이번 시즌 리버풀은 27경기 홈 경기 전부에서 평균 6만 명 관중을 기록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처음으로 1억 파운드를 돌파한 매치데이 수익은 올해 더 큰 상승이 예상된다. 유럽대항전에서는 비록 16강에서 PSG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탈락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위 통과와 함께 약 8500만 파운드(1582억원) 수익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유로파리그 참가 당시 수익(2300만 파운드)의 3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추월한 구단 매출이다. 2016-17시즌까지만 해도 양 구단의 매출 격차는 2억 파운드에 달했으나, 이번 시즌은 리버풀이 다시 맨유보다 높은 수익을 기록하는 EPL 시대 두 번째 해로 기록될 예정이다. 리버풀은 딜로이트 머니 리그 기준 지난해 세계 8위 구단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결과를 반영할 경우 세계 5위권 진입도 유력하다. 디애슬레틱은 “2012-13시즌까지만 해도 12위에 불과했던 구단이 10년 만에 전 세계 축구산업의 중심으로 올라선 셈”이라고 해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는 맨시티와 첼시가 참가하며 최대 9700만 파운드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리버풀은 해당 대회 참가 자격이 없어 직접적인 여름 수익은 없지만, 구단 자체 매출 구조가 이미 유럽 최상위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디애슬레틱은 “2024-25시즌 리버풀은 역사상 가장 수익성 높은 시즌을 완성했다”며 “이것은 경기력의 결과이자, 경영 전략의 결실”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