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대장암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체질량지수 관리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김현정 교수와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소화기내과 박선자·김재현 교수 공동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가 20% 초과해 증가한 남성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5% 미만 증가한 남성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27% 높아졌다.
이번 연구는 2004∼2006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1033만2397명을 대상으로 10년 후 추가 건강검진에서의 ‘체질량지수’와 ‘대장암 발생률’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비만도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키가 168㎝이고, 몸무게가 55㎏인 사람의 BMI(55㎏/1.68㎡)는 19.4다.
연구팀은 10년 후 체질량지수 변화를 기준으로 ▲5∼20% 증가 그룹 ▲20% 초과 증가 그룹 ▲5∼20% 감소 그룹 ▲20% 초과 감소 그룹으로 나눠 대장암 발생 위험도를 평가했다.
이들을 체질량지수가 5% 미만으로 증가한 그룹과 비교한 결과, 남성의 경우 5∼20% 증가 그룹과 20% 초과 증가 그룹에서 대장암 발생 위험도가 각각 7%와 27% 높아졌다. 특히 체질량지수가 20% 넘게 늘어난 40세 미만 그룹에서 대장암 발생 위험도는 65%까지 상승했다.
여성은 남성의 경우와 조금 달랐다. 체질량지수 증가와 대장암 발생 위험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체질량지수가 감소한 여성의 대장암 발생 위험이 낮아지는 모습이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10년 후 체질량지수가 20% 넘게 감소한 40대 이상 여성의 대장암 발생 위험이 33% 줄어들었다. 하지만 체질량지수가 18.5 미만인 여성 그룹에서는 체중이 감소할 때 대장암 발생 위험이 커져, 지나친 체중 감량은 건강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대장암 환자는 최근 점점 증가하는 추이다. 정부가 발표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 발생 비중은 11.8%로 갑상선암(1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대장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고지방‧고열량으로 이뤄진 서구식 식단과 ▲음주 ▲흡연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서구식 식단, 음주 등으로 비만이 늘면서 대장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김현정 고려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장암 발생에 비만의 영향이 크지만, 성별과 연령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남성은 40세 미만 연령대에서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 증가를 피하고, 정상 체중을 넘어선 40세 이상 여성은 감량하는 게 대장암 위험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나연 기자 kny0621@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