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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김주영 기자] 취임 1여년을 맞은 새내기 건설사 수장들이 거둔 성적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우태희 효성중공업 건설 부문 총괄대표는 선전 중인 반면 김패균 진흥기업 대표는 고전 중이다.
24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 건설 부문은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주와 실적 개선을 이루며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2024년 4분기 효성중공업 건설부문의 매출은 5079억으로 전년 동기(4933억원) 대비 2.96% 증가했다. 신규 수주도 전년 (1조443억원) 대비 69% 증가한 1조7722억원을 기록하며 수주잔고 8조70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김포 풍무(4754억원), 광주 경안(3547억원) 등 수도권 대형 사업장을 확보하고 공공사업(대장홍대선 828억원, 부산대교 도로개설 926억원) 수주를 늘린 점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또한 리스크 관리 강화와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중공업과 건설을 총괄하는 대표이사에 선임된 우태희 대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수주 전략과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강조해왔다.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매출을 견인하며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김태균 진흥기업 대표는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흥기업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적자 전환, 전년(517억원) 대비 564억원 감소했다. 판매관리비 증가(1조7064억→2조307억원)와 하자보수비용 증가(86억원→91억원)가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더 큰 문제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다. 진흥기업은 총 1조7325억원 규모의 PF 사업을 책임준공 신용보강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하자 문제로 준공승인이 지연될 경우 직접적인 재무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진흥기업의 하자 관련 소송은 현재 11건, 소송가액 268억원에 달하며 최근 인천 부평4구역, 수성효성해링턴플레이스 등에서 하자 논란까지 있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진흥기업 대표로 취임한 이후 아직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그가 올해 주택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입증하고 실적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건설사업관리 전문기업 한미글로벌은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2024년 매출 4247억원, 영업이익 339억원, 당기순이익 22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뤘다. 해외법인 실적 호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2023년 북미사업 총괄로 선임된 김용식 사장의 역할이 컸다. 김 사장은 현대건설에서 36년간 해외 건설 프로젝트를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 내 PM(건설사업관리) 사업을 확대하고 인수합병(M&A)를 통한 성장 전략을 주도했다. 한미글로벌은 2011년 오택, 2017년 데이씨피엠, 2021년 타르휘트먼그룹등을 인수하며 미국 시장 내 입지를 강화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대표가 바뀐다고 성과가 곧바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변화가 없으면 조직이 위기를 벗어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결국 중요한 것은 리더십이 기업의 체질 개선과 시장 대응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