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선수 중에선 벌랜더, 슈어저 포함 3명뿐
[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37)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대 20번째 통산 30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커쇼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진행 중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팀이 2-4로 끌려가던 6회 2사에 비니 카프라를 상대로 통산 3000번째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2997탈삼진을 쌓은 커쇼는 5이닝 동안 8안타와 1볼넷을 허용하고 4실점 하며 고전했지만, 3회와 5회에 삼진을 1개씩 추가하고 6회 2사에 3000삼진을 채운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자신의 통산 441번째, 선발로는 438번째 경기에서 세운 기록이다.
2-1로 앞선 3회에 미겔 바르가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5회에는 2사 후 레인 소사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커쇼의 바깥쪽 느린 커브에 바르가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5회까지 투구 수가 92개로 올 시즌 개인 최다 타이였지만,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기록 달성의 의지를 보였다.
6회 2사 비니 카프라와 승부에서 볼 카운트 1-2인 상황에 4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를 꽂아 삼진을 만들었다. 커쇼는 자신의 역할을 마치고 3루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기립박수를 보내는 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어 답례했고, 이어 동료들과 일일이 포옹을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2008년 MLB 무대에 입성한 커쇼는 줄곧 다저스 유니폼만 입고 활약해 왔다. 꾸준히 승리를 쌓고 삼진을 잡아 온 그가 이날 경기에서 대망의 3000탈삼진을 달성했다. 커쇼는 월터 존슨(워싱턴 세네터스)과 밥 깁슨(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한 팀에서 3000탈삼진을 기록한 세 번째 투수가 됐다

커쇼는 대기록을 세우기 위해 지난달 27일 콜로라도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선발 등판했지만 6이닝 동안 69개의 공만 던지며 힘을 아꼈다. 커쇼는 올 시즌 8경기에 나서 38.2이닝 동안 삼진 29개를 잡았다. 최근 네 차례 등판 경기에서는 모두 탈삼진 3개 이상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탈삼진 3000개 고지를 밟을 선수는 19명에 불과하다. 놀란 라이언이 5714개로 가장 많은 삼진을 잡았고 랜디 존슨(4875개), 로저 클레멘스(4672개), 스티브 칼턴(4136개)이 그 뒤를 잇는다. 현역 투수 중에서는 저스틴 벌랜더(3471개·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맥스 슈어저(3419개·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2명만이 기록을 가지고 있다. 왼손 투수로는 존슨, 칼튼, 사바시아에 이은 역대 4번째다.
커쇼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3000탈삼진을 달성할 투수는 많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으나, 빅리그에서도 3000탈삼진은 명예의 전당 헌액 기준이 될 만큼 상징성이 크다. 커쇼의 뒤를 이을 선수도 불확실해 이번 기록의 의미가 더 크다.
MLB닷컴은 "어쩌면 커쇼가 마지막 3000탈삼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며 "2528개의 크리스 세일과 2251개의 게릿 콜은 건강, 최근 탈삼진 페이스 등을 고려하면 3000탈삼진 달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