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완전 자본잠식' 가나 … 분기 마다 수천억 손실

2025-05-28

3.7 → 1.8조 → 0.8조

신종자본증권 상환 못해 … RP로 연명

지급여력비율도 100% 이하로 떨어질 위기

태광그룹 지원도 한계 봉착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자산 규모 24조원의 흥국생명이 자본이 빠르게 증발하며 부도 위기에 직면했다. 올해 말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023년 말 흥국생명의 자본은 1조8363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 자본은 8175억원으로 급감했다. 2년새 자본이 70%가 감소하며 자본 건전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다. 흥국생명은 지속적은 자본 감소 상태가 진행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자본은 1조885억원이었는데, 3개월 사이에 2000억원이 추가로 증발했다.

특히 지급여력비율(RBC)은 보험업계 권고치인 150%를 밑돌며 사실상 '부도 상태'인 10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급여력이 100%를 밑돌면 사실상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기 어려워져 부도 상태로 간주된다.

흥국생명의 최대주주는 태광그룹이지만 실질적인 지원도 제한된다. 앞서 흥국생명은 2022년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단기자금인 환매조건부채권(RP) 4000억원을 발행했다. 하지만 이 RP 자금의 상환자금 확보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태광그룹은 태광산업을 대상으로 전환우선주 발행을 검토했지만, 태광산업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비상장사인 티시스와 티캐스트를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이는 사실상 계열사 빚으로 빚을 갚은 셈이 됐다. 이들 계열사들은 흥국생명 지분을 직접보유하지 않아 주주들은 태광그룹의 흥국생명에 지원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티시스 최대 주주는 태광산업(41.33%)이며 대한화섬(31.55%)이 2대 주주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4.23%)과 이 전 회장의 장남인 이현준(11.3%) 등 이호진 일가는 14.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태광그룹은 흥국생명의 최대주 이호진 전 회장과 특수관계에 있을 뿐, 계열사들이 흥국생명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태광그룹의 지원이 단기 유동성 위기를 완화할 수 있지만, 흥국생명이 저수익 상품 구조와 자산운용 부실 등 구조적 경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재무 건전성 악화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도 흥국생명에 경고를 보낸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흥국생명이 경영상 취약성을 지적하며 19건의 '경영유의' 사항과 29건의 개선사항을 통보했다.

특히 금감원은 흥국생명의 태광그룹 경영협의회에 대한 인력 및 비용 지원 등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태광그룹은 흥국생명 등 계열사들의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경영 협의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흥국생명은 협의회에 인력과 비용을 지원한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협의회로부터 경영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한 방안을 검토·제시받은 적이 없었다.

아울러 인력 파견 등에 대해 공식 협의한 문서도 없었다. 상근감사위원 및 준법감시인이 주기적으로 검사하겠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한 바 있으나 관련 실적도 없었다.

아울러 내부통제 측면에서 위험관리와 대손상각 업무, 투자위원회 업무, 자산운용본부 업무 등 미흡 사항이 발견됐다.

금리 하락도 흥국생명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금리가 내려갈 수록 보험 이익과 자산 운용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지급여려비율(K-ICS)이 하락한다. K-ICS에서 보험부채 시가평가 적용으로 금리 하락 시 자산보다 부채가 더 크게 증가한 보험사의 경우 자본 감소로 K-ICS 비율이 하락한다.

K-ICS 도입 등 규제 강화로 향후 지급할 보험 부채(보험금)가 증가하며 쌓아야 할 돈이 많아지며 자본확충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흥국생명은 외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계열사 지원에 의존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금리 인하로 저축보험상품에 적용되는 공시이율도 하락도 악영향이다. 흥국생명은 업계 평균보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아, 보장성보험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자본 감소에 따른 재정 건전성 문제는 흥국생명 뿐 아니라 KDB생명, 아이엠라이프생명, 푸본현대생명 등도 직면한 상황이다. KDB생명은 2023년 자본(3856억원) 대비 지난해말 61억원을 줄며 84% 자본 감소율을 보였다. 아이엠라이프는 같은 기간 5170억에서 2812억원으로 45.6% 감소했고, 푸본현대생명은 8708억원에서 4866억원으로 44.1%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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