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란 건강가정기본법에서 1명이 단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생활 단위를 말한다. 1인 가구는 주민등록상 세대원이 1명인 1인 세대와는 달리 독립적으로 취사, 취침 등을 혼자서 하는 가구이다. 2023년 우리나라 1인 가구는 782만명으로 전체 인구 5,177만명의 15.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20년 이후 OECD 국가들의 1인 가구 비율이 15.0%를 넘어서고 있는 경향과 유사하다. 1인 가구 수는 전체 가구 수 대비 2023년에 37.8%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2023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은 960만명이며, 이 중 노인 1인 가구는 213만명으로 22.3%를 차지하고 있다. 즉, 노인 100명 중 22명이 1인 가구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성비는 남자와 여자가 각각 50%이지만, 노인 1인 가구의 성비는 남자 31.0%, 여자 69.0%로 남자 66만명, 여자 147만명이 1인 가구 형태로 생활하고 있다.
1인 가구 형성의 원인을 살펴보면 젊은 층의 경우 학업·취업과 혼자 살고 싶어서 등의 자발적 선택이 주를 이루나, 중장년 층의 경우에는 이혼율 증가와 자녀 학업으로 인한 기러기 가족 증가, 실업 등으로 인한 가족 해체 증가 등이 주원인이다. 노년기에는 자녀 결혼, 배우자 사별 등이 1인 가구 형성의 주요 원인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그들의 삶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고령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노인 1인 가구는 사회적으로 돌봄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고독사예방법을 제정하여,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여, 고독사로 인한 개인적ㆍ사회적 피해를 방지하고 국민의 복지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노년의 외로움, 고립, 은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임을 널리 알리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그러나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도 절실하다. 행복감이란 긍정적인 정서 상태, 삶의 만족감을 경험하는 기쁨의 상태를 의미하며, 개인의 주관적인 감정이라고 한다. UN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137개국 중 한국의 행복 순위는 57위로 OECD 38개국 중 35위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행복감은 다양한 사회인구학적 특성이 영향을 미치는데, 1인 가구는 다인 가구보다 행복감이 낮게 나타났으며, 1인 가구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행복감이 낮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삶의 질과 관련해서 행복의 주요 요인인 건강에 대해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신체 활동과 규칙적인 운동은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며, 행복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식생활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서도 행복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
1인 가구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전 연령층에서 공통으로 사회경제적인 면은 물론 신체적, 정신적 건강 면에서 다인 가구에 비해 현저히 취약하다. 1인 가구, 특히 노인 1인 가구는 흡연, 음주, 불규칙한 식사 등에 전반적으로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흡연 실태에 대한 보고에서도 1인 가구가 다인 가구보다 흡연자가 많고, 흡연을 지속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음주에서도 1인 가구의 음주율이 높고, 폭음 등의 문제음주가 더 많았다. 혼술의 경우, 문제가 될 음주 습관을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려워 알코올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다. 1인 가구는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행동에 대해 제지해 줄 가족이 없어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음이 지적되고 있으며, 노인 1인 가구는 이러한 문제점이 더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
1인 가구 식생활에 관한 연구에서는 노인 1인 가구는 다른 연령층 1인 가구에 비해 식생활 관련 어려움이 많았다. 노인 1인 가구의 식생활 실태는 인구학적 특성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고소득군에 비해 저소득군에서는 어패류, 주류의 섭취량이 적었고, 섭취하는 식품의 종류도 적었다. 1인 가구의 외식 행태 역시 식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노인 1인 가구의 식생활 향상을 위해 다음을 제언한다. 첫째, 노인 1인 가구의 식생활 지원 대상은 저소득군과 남성 등 인구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취약한 계층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둘째, 결식률을 낮추기 위해 실제 식사 제공이 필요하다. 현재 대학생에게 실시하고 있는 1,000원의 아침밥을 예로 들 수 있다. 셋째, 올바른 영양교육과 실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조리 실습, 음주 및 흡연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노인들 간의 네트워킹 체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하여야 한다. 넷째, 음식점에서는 혼자 식사해도 어색하지 않도록 1인 좌석을 비치할 필요가 있다. 패스트 푸드점 뿐 아니라 고기를 구워 먹는 음식점, 백반집 등에서도 혼자서 식사할 수 있는 좌석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먹방, 쿡방을 기획하는 것도 노인의 식생활 향상에 기여할 것이며,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노인정 등 집단 시설의 식사 메뉴에 전문가 자문 도입도 필요하다. 평생 가족을 위해, 직장을 위해, 사회를 위해 정성과 노력을 다하신 어르신들이 매 끼니 맛있는 음식을 드시면서 행복 가득한 여생을 보내기 바란다.
박은숙 원광대학교 명예교수·前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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