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를 반영한 표준 개발에 집중할 것입니다. 특히 다양한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포용적 표준화'를 강화하고, 국제 협력을 확대해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전기 안전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중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자크 페로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저압설비분야(TC64) 위원장은 “표준화의 미래 전략은 참여국들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각국의 현실과 필요를 반영한 표준을 만드는 데 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페로네 위원장은 슈나이더 일렉트릭에서 표준화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고 2017년부터 IEC TC64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IEC를 비롯한 유럽전기표준화 위원회 등 다수의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에너지 전문가다. IEC TC64는 저압전기설비 관련 IEC 60364 표준을 시리즈로 개발하고 있다.
페로네 위원장은 “IEC의 목적은 모든 전기공학적 표준화 문제에 대해 국제적 협력을 증진하고 세계시장의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라며 “각국에서 국가 표준을 정할 때 통일된 표준을 준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IEC TC64는 한국을 포함해 50여개의 국가가 멤버로 참여해 저압전기설비 분야에서 필요한 사항들을 회의하고 가이드화하고 있다”라면서 “국내 전기설비 기준인 한국전기설비규정(KEC)도 IEC 60364 분야를 한국 실정에 맞춰 개발했다”라고 설명했다.
IEC 60364 표준은 북미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칠레가 해당 표준을 채택했고 필리핀은 도입을 준비 중이다. 한국의 경우 해당 표준 중 일부가 이미 KEC에 반영돼 있다.
페로네 위원장은 “각국의 전력 시스템, 법령, 산업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IEC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현지 실정에 맞는 조정이 필요하다”라면서 “일부 표준은 고도화된 자동화 시스템을 전제로 하므로, 인프라 수준이나 인력 교육 등과의 연계가 중요하다. 한국의 경우 국제 기준을 참고하되, 현장 수용성과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최근 디지털화, 에너지 자립형 설비 등 신기술이 등장하면 표준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페로네 위원장은 기술 발전 속도를 반영한 표준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센서 기반 자동 제어, 클라우드 기반 에너지 모니터링, 스마트빌딩 관리 시스템 등이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기능이 안전 기준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가 중요한 이슈다”라며 “인공지능(AI)과 사이버보안 요소까지 포함한 표준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앞으로는 전기의 사용 환경이 건물 외부로 확장됨에 따라, 습기나 물 등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보호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IEC 표준은 건물 외부에서의 안전한 전기 사용을 위한 추가 보호 조치 및 기준도 함께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