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기간 부여받은 동성제약···'소액주주 표심'에 경영권 갈린다

2025-08-14

한국거래소가 코스피 상장사인 동성제약에 9개월이라는 상장폐지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단 동성제약은 상장 유지 기회를 얻으며 한숨 돌렸지만 현 경영진과 최대주주 간 내홍은 지속될 전망이다. 최대주주 측이 오는 9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대규모 이사진 교체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현 경영진은 동성제약의 현 상태가 이양구 전 동성제약 회장 때문이라며 이사진 교체를 막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최대주주와 현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이 높지 않기에 경영권 분쟁의 승자는 71.5%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확보한 이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는 지난 13일 동성제약에 대한 심의를 열고 내년 5월13일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동성제약은 지난6월25일 현직 임원의 횡령 관련 '횡령·배임혐의발생'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이후 기심위는 7월16일 동성제약이 심의대상으로 결정됐다고 공시, 지난 13일 개선기간 부여로 결론을 냈다.

동성제약은 지난 4월부터 삼촌인 이양구 전 동성제약 회장과 조카인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가 경영권을 두고 대립 중이다. 지난해 이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경영권은 나원균 대표에게 넘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이 전 회장이 브랜드리팩터링에 동성제약 14.12%를 전량 매도하면서 사촌간의 경영권 승계는 소송전으로 변질됐다.

이 전 회장은 4월 21일 장외거래로 브랜드리팩터링에 자신이 보유한 동성제약 지분 14.12%를 주당 3256원에 매각했다. 총 매각금액은 120억원이다. 동성제약의 4월21일 종가는 3810원으로 이 전 회장의 매각 평단가보다 높았다. 주식매매계약서 체결일(4월14일) 주가도 3760원으로 장내거래 단가가 더 높은 상태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경영권이 포함된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은 가치 산정에 포함되지 않은 채 기존 주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에 대해 의아함을 제기했었다. 게다가 이 전 회장의 지분 매각은 나 대표와 사전 협의도 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해당 거래는 이 전 회장이 개인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측은 "이양구 전 회장이 실질 지배하는 차명 거래처를 통해 허위 거래, 선급금 지급 등으로 회삿돈을 빼돌렸고 해당 자금은 주식 및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엄청난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자금 악화로 임직원 급여 지급도 어려운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동성제약은 예금부족으로 지난 5월7일 전자어음 발행 부도가 발생했다. 금액은 1억348만원이다. 이에 동성제약은 5월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진행,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 명령이 결정됐다. 6월23일부터는 회생절차가 개시됐다. 관리인으로는 나원균 대표와 제3자인 김인수 씨가 선임됐다.

하지만 지난 6월 고찬대 동성제약 감사가 나원균 대표이사와 원용민 전무, 남궁광 사외이사를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현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됐다. 횡령 규모는 177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의 30.6%에 해당한다. 결국 해당 건으로 동성제약은 거래정지 상태가 됐다.

이에 대해 현 경영진은 "매매거래정지는 이양구 전 대표가 브랜드리팩터링과 공모해 현 경영진에게 흠집을 내고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본인이 선임한 감사를 통해 허위 고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은 오는 9월 예정된 임시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이사진에 진입할 계획이다. 브랜드리팩터링은 나원균 대표를 포함해 기존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 감사 1명에 대한 해임을 상정했다. 새 사내이사엔 강승희 미임팩트 대표, 함영휘 셀레스트라 사업부총괄, 유영일 라에힐코리아 대표, 허성회 전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외이사, 이상철 국립중앙과학관 실장 등을 추천했다.

사외이사에는 원태연 대자인병원 의사와 홍용건 법무법인 다전 대표변호사, 이양구 전 회장을, 감사에는 박충규 바이오트리 부회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에 동성제약 현 경영진 측은 주주들에게 해당 안건이 '부결'돼야 한다며 '반대'로 의결권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현재 동성제약의 최대주주는 브랜드리팩터링으로, 지분은 10.59%이다. 자사주는 10.27%이며 이양구 전 회장은 3.25%, 나원균 대표는 2.88%를 보유하고 있다. 나원균 대표의 모친인 이경희 씨는 0.03%, 이 전 회장의 자녀인 이용훈 씨와 이용준 씨는 각각 1.24%, 0.1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은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현 경영진은 "거래재개를 위해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 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는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만이 회사의 재산과 업무를 총괄하기 때문에 이사의 선임·해임은 실질적 효력이 없을 뿐 아니라 경영파탄 장본인의 등장은 오히려 회생절차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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