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익률 올리는 자산배분 전략

2024-09-30

축구는 팀 특성과 전술을 담은 포메이션이 중요하다. 그 원리를 알면, 관전도 더욱 즐겁다. 퇴직연금 운용의 포메이션은 자산 배분이다. 자산 배분은 자신의 적립금에서 ‘고수익·고위험’ 주식, ‘저수익·저위험’ 채권, 정기예금 등의 비중을 정하는 의사결정이다.

전문성 없는 자산배분 관리는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바람직한 포트폴리오 구성의 순서는, 우선 최적의 자산 배분을 결정하고, 각 자산군에서 우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무턱대고 상품부터 고르는 것은 마치 수비수나 공격수로만으로 구성된 축구 포메이션과 같다.

국민연금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이유는 전문가들이 장기적·중기적 자산 배분을 결정하고 운용하기 때문이다. 퇴직연금도 국민연금을 벤치마킹하면 수익률이 월등히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연금 가입자들은 자산배분 전략을 확립하는 재무설계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막연하게 설정된 자산 배분은 채권이나 정기예금에 자산이 편중되는 결과를 낳는다.

연금자산 운용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관리 프로세스이다. 단 한 번의 미래 시장 예측으로 투자비중을 조정하거나 높은 수익을 올릴 상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시장의 향방은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따라서 자산관리의 시작은 장기적인 자산 배분 결정이다.

비전문가인 개인 가입자도 이렇게 하면 합리적인 자산 배분 결정이 가능하다. 첫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 증권사·은행 등 금융회사의 PB(프라이빗 뱅커)나 FP(파이낸셜 플래너)와 함께 자신에게 맞는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무나 투자의 목표·기간·금액을 명확히 하고 설문지나 상담을 통해 위험 성향이나 경험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맞춤형 자산 배분과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둘째, 일단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하고 운용하면서 조금씩 자신에게 맞는 수준으로 조정하라. 간략한 방법이 있다. 대표적으로 연령을 고려한 ‘100-나이’ 방법이 있다. 100에서 나이를 빼서 나온 숫자만큼 주식 편입 비중을 가져간다. 예컨대 40세라면 100-40=60이므로 60%는 주식자산에, 40%는 채권과 정기예금 등으로 할당한다. 이렇게 하면 퇴직이 오래 남아 있을수록 주식 비중이 높아 효율적으로 연금을 운용하게 된다. 퇴직이 가까워질수록 자연스럽게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의 비중을 늘리게 된다. 미국에서는 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110-나이’를 활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연금용 펀드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도 원리가 비슷하다. 별도로 자산배분 전략을 구사하기 어렵다면 TDF도 좋은 대안이다.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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