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미정산’ 정점 구영배 소환…1조4500억 배임·횡령 혐의 집중 추궁

2024-09-30

1조4500억원대의 배임·횡령 혐의를 받는 구영배 큐텐그룹 회장이 30일 검찰에 출석했다. 구 회장은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7월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한 각종 자료를 넘겨받은 직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이준동)를 중심으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2개월째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팀은 구 회장이 티몬·위메프 등 계열사의 적자가 누적되고 재무 상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폰지사기식 판매대금 돌려막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구 회장은 또 지난 4월 미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위시를 인수하는 데 사용한 대금 500억원 역시 티몬·위메프의 정산용 판매대금을 불법적인 방식으로 대여받는 등 계열사 자금을 전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검찰은 구 회장이 티몬·위메프를 비롯한 계열사를 상대로 무리한 상품권 할인판매 등 ‘역마진 프로모션’을 지시한 배경엔 큐텐그룹 산하 물류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목적이 있었다고 본다. 큐익스프레스의 회사의 매출 규모를 키워야 보다 유리한 환경에서 나스닥 상장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에서 계열사를 압박해 물동량을 인위적으로 늘렸단 것이다.

실제 큐텐그룹은 지난 6월 티몬·위메프 등 계열사에 큐익스프레스에 맡길 물동량 목표치를 기존 80만 상자에서 약 20% 늘린 100만 상자로 상향 조정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구 회장이 계열사 대표 등에게 ‘큐익스플스 상장을 위해 계열사의 물품 배송을 늘리라’는 취지로 지시한 녹음파일 등을 확보했다고 한다.

구 회장은 지난 7월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 회의에 출석해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와 파트너,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도 “실질적 자금 운용을 보고받고 있지 않았다. (재무 상황은) 재무본부장이 총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 회장이 그룹 재무 상황을 총괄한다고 지목했던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 등은 구 대표에게 판매대금 돌려막기의 위험성과 적자 누적 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그 위험성까지 경고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상태다.

검찰은 최근 구 회장이 매년 계열사들과 '경영컨설팅 계약'을 맺고 100억원대의 대금을 지급받은 정황도 포착했다. 계약서에는 큐텐그룹이 계열사에 경영 자문과 함께 재무·인사 실무 등 필요한 지원을 하면 계열사들은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큐텐 측에 매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검찰은 큐텐그룹이 정작 계열사 인사·재무 지원을 총괄했던 큐텐테크에 이 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대금이 용도 외 사용된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구 대표를 상대로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와 함께 경영컨설팅 대금 유용 혐의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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