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두흥 수필가/논설위원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기대한다. 이는 때때로 삶에 활력을 주는 원동력이 되고 마음의 짐이 되기도 한다. 아침에 눈 뜨며 맞이하는 하루의 가능성,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받을 작은 배려, 스스로 세운 목표의 달성, 모두 기대 속에서 피어나는 소망이다. 기대가 없으면 무기력해지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실망과 좌절이 되고 마음을 무겁게 한다.
기대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기에 기대를 품지만, 그만큼 실패의 가능성도 함께 지녔다. 그래서 기대는 설렘과 불안을 동시에 안겨준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동안 가슴이 두근거림도,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는 이유도 모두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다. 기대는 우리의 감정을 증폭시키고, 삶의 경험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도구이기도 하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는다. 가족, 친구, 동료, 심지어 스쳐 지나는 사람과의 짧은 만남도 어떤 식으로든 마음에 흔적을 남긴다. 그 과정에서 사람은 자연스럽게 상대에게 기대를 품는다.
부모는 자식에게, 친구라면 친구에게, 연인이라면 연인에게, 이 정도는 해줄 것이다, ‘이만큼은 나를 배려할 것이다.’라는 나름대로 기준을 세운다. 문제는 이 기준이 각자 다르다는 데 있다.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대에겐 전혀 당연하지 않을 수 있고,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상대방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기대는 채워지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 실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기대는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 사이에서 서로 기대를 걸고, 그 속에서 신뢰와 애정을 확인한다. 누군가의 기대를 배신하면 상처가 남지만, 이를 지키면 관계는 더욱 견고해진다. 이처럼 기대는 우리 삶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끈이 된다. 하지만 기대는 자신에게 향할 때 큰 의미를 지닌다. 나를 잘 이해하고 돌볼 수 있는 사람은 나다. 자신이 세운 목표에 대한 기대, 스스로 성장을 향한 기대는 삶을 이끄는 나침반이 된다.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기대는 노력의 가치를 확인하게 하고, 작은 성취마저 의미 있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실수와 실패는 결코 부정적인 경험이 아니다.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크면 클수록, 더 많은 성찰과 배움을 얻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는다. 중요한 것은 기대를 맹목적으로 가지기보다는 현실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너무 큰 기대는 실망을 부르고, 너무 작은 기대는 성장의 동력을 빼앗는다. 기대를 적절히 조절하고, 그 안에서 감사와 성찰을 잊지 않는다면, 기대는 우리를 지치게 하는 무게가 아니라 빛이 된다.
우리는 기대 속에서 성장하고, 사랑하며, 그 속에서 살아간다. 기대의 무게를 견디고 그 빛을 마주할 때, 비로소 삶은 더 깊고 풍성한 색을 띤다. 삶의 여정에서 기대는 때로는 무겁거나 때로는 밝게 빛나는 동반자다. 그 기대를 어떻게 품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삶의 풍경은 달라진다.
결국 기대는 삶을 풍요롭게 또는 힘들게 하는 양날의 칼이다. 삶은 어쩌면 ‘기대와 실망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괜찮아진줄 알았는데…”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3가지 방법 [건강 팁]](https://newsimg.sedaily.com/2025/11/22/2H0JWW4A2U_1.jpg)
![[핫웹툰]두 앙숙의 프로야구 복귀 도전기](https://newsimg.sedaily.com/2025/11/21/2H0JHGWGRF_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