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캐나다는 전 세계 담수의 약 20%와 재생 가능한 담수 공급의 7%를 보유한 물 자원의 강국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의 물 소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캘거리대학교 수문학과 트리샤 스탠다이크 교수는 더컨버세이션을 통해 캐나다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물 소비량을 기록하는 국가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며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물 관리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특히 캐나다 가정의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평균 220리터를 초과하며, 이는 유엔 권장 소비량의 두 배에 달한다. 캐나다는 2017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물을 많이 소비한 국가였으며, 2022년에는 1인당 소비량 기준 8위에 올랐다. 이러한 높은 소비 수준은 캐나다의 물 자원을 점점 더 고갈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캐나다의 물 자원 관리는 주 및 준주 차원에서 이루어지며, 강과 호수, 지하수 사용에 대한 책임은 각 주와 준주에 맡겨져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세분화된 관리 구조는 물 데이터의 수집과 공유, 그리고 전반적인 관리 효율성을 저하시킨다. 연방 차원의 권한 부족이 이러한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계절 변화, 빙하와 영구 동토층의 변화, 그리고 강 유량 규제 등이 캐나다 물 공급의 복잡성을 더한다. 특히 에너지와 자원 추출을 위해 규제된 강 유량의 불투명성은 물 관리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또한 지구 온난화는 캐나다의 물 관리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대초원 지역의 극심한 가뭄, 재앙적인 산불 등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날씨는 물 부족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남부 앨버타와 서스캐처원 지역의 팔리저 삼각지대는 캐나다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으로, 현대 농업 기술로 캐나다의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이는 물 공급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농업은 앨버타 전체 물 사용량의 45%를 차지하며, 서스캐처원 강 유역의 물의 70%가 농업용으로 할당되어 있다.
캐나다의 물 관리 환경은 초국경 물 협정과 관할 구역 간 조정 부족으로 더욱 복잡하다. 앨버타는 매니토바, 서스캐처원과의 협정뿐 아니라 미국과의 경계 수역 조약 등 다양한 협정에 따라 물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 변화와 수요 증가로 인해 이러한 협정의 효과가 점점 더 약화되고 있다.
캐나다의 물 관리 문제를 해결하려면 연방 차원의 협동 거버넌스 모델 도입이 시급하다. 이는 물 정보 수집과 공유, 보호, 라이선스 및 할당의 효율적 감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한, 대규모 환경 예측 투자와 생태계 피드백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후 변화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이해하고 대처해야 한다.
캐나다의 물 자원은 풍부하지만, 관리 실패는 이 자원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정책 결정은 다음 세대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지속 가능한 물 관리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다. 캐나다는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이라는 도전에 맞서 물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물 사용 방식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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