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수소가 미래일 수밖에 없는 이유

2025-01-16

지난해 여름의 폭염은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찍했다. 실제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기록됐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이 폭염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 폭염만이 아니다. 산불과 홍수 같은 기상이변도 갈수록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지구온난화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수소가 주목받고 있다. 온난화의 주범인 석탄·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무탄소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세계 각국이 탄소 중립(carbon neutrality) 선언에 참여하면서 수소는 탄소를 감축하는 주요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청정 에너지원으로서 수소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우선 우주물질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양이 엄청나다. 생산 또는 저장 등에서 기술적 난도는 높지만 지역 편중도 없어 에너지 자립에 기여할 수 있다. 화석연료의 거의 전부를 수입에 의존해오는 우리나라가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이유다.

그런데 수소가 무공해 에너지원으로 불리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상당량은 천연가스나 석탄에서 추출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이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수소경제가 오히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비판한다. 신재생에너지로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간헐성(間歇性) 때문에 아직 경제성이 부족하다. 현재로서는 이런저런 장벽이 많다. 하지만 기술은 장벽을 허물면서 부단히 진보하기에 수소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미래 에너지원으로 수소가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에너지 운반체(carrier)로서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생산에 한계가 있고 화석연료는 사용을 줄이기 쉽지 않다. 그래서 잉여 전력을 미리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도록 해주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중요하다. ESS가 잘 구성되면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고 화력발전소와 송배전망 등의 시설 확충도 줄일 수 있다.

수소는 대규모로 저장과 운송이 가능하다. 기체를 압축해 액체로 저장하면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서 저장과 운송이 편리하다. 이런 장점은 비용과 공간 등에서 한계가 있는 배터리형, 압축공기형, 양수 발전형 등 다양한 ESS에 비해 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탄소 중립 시대에 ESS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수소가 미래일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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