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방위사업청이 아랍에미리트(UAE)가 우리 군이 개발 중인 CIWS-Ⅱ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최초로 공개했다. 아직 개발 중인 무기 체계에 관심을 표시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이례적인 일. 만약 개발 완료 후 UAE에 수출이 성사된다면 드론과 미사일 요격이 절실한 중동 국가들에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열린 국내외 함정 사업 발전회 추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방사청은 UAE가 현재 개발중인 CIWS-Ⅱ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차례 이야기가 오갔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는 적의 초대형 방사포와 자폭 드론, 순항미사일과 초음속 대함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강력한 방어체계다. 지상형 대공 방어 체계로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CIWS-Ⅱ 개발은 약 35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2027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2030년까지 전력화를 목표로 추진된다. 기존 해군의 CIWS는 미국 레이시온사의 램(RAM), 팰렁스(Phalanx), 네덜란드 탈레스의 골키퍼(Goalkeeper)로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마하 2 이상의 초음속 순항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성능 개선과 국산화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LIG넥스원은 CIWS-Ⅱ 개발을 위해 KF-21 사업을 통해 확보한 능동 전자식 위상 배열(AESA) 레이더 기술을 적용하고, 국내외 기술 협력을 통해 초음속 및 해면 근접 비행(Sea Skimming) 미사일까지 무력화할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지상에 설치할 경우 공군 활주로, 군 지휘 시설 등 거점 방어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우리 군은 CIWS-Ⅱ의 진화적 개발도 추진 중이다. 미래 게임체인저로 불리며 핵심 위협으로 주목되는 군집 드론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운용중인 CIWS는 관통탄약만을 사용하고 있어 군집 드론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
CIWS-Ⅱ는 향후 성능개량을 통해 전방확산탄을 탑재할 예정이다. 전방확산탄은 표적 전방의 일정거리에서 탄약의 전방으로 방출된 자탄이 원심력에 의해 넓게 퍼져 대공표적을 무력화시키는 탄약이다. CIWS-Ⅱ의 전방확산탄은 탄막을 형성해 무차별적으로 날아오는 군집 드론을 제압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UAE가 이란 해군의 미사일, 드론 등과 관련한 방어에 뛰어난 CIWS-Ⅱ의 능력을 주목하고 관심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현재 미국 및 유럽의 CIWS는 노후화돼 이란 해군의 신형 대함미사일 방어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우리 CIWS-Ⅱ의 라이벌인 터키의 CIWS는 기관포 발사속도 등이 느려 이란 해군의 미사일로부터 UAE 함정을 잘 방어하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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