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조용한 하늘 보호’ 뭐길래…한국도 나섰다

2025-02-03

한국천문학회, 공개 성명서 발표

“군집 위성으로 인해 관측 방해”

“정부, 적극적·지속적 대응해야”

국내 대표적인 우주과학 연구자 단체인 한국천문학회가 ‘어둡고 조용한 하늘(Dark and Quiet Skies)’을 보호하기 위해 실천적인 정부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인터넷 구축 사업인 ‘스타링크’로 인해 인공위성이 급증하고 있고, 이 때문에 천체 관측이 방해받는 상황에 한국도 국제 사회 일원으로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국내 과학계에서 어둡고 조용한 하늘을 지키자는 공개 성명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천문학회는 지난해 8월 제32회 국제천문연맹(IAU) 총회에서 채택된 “어둡고 조용한 하늘 보호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이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어둡고 조용한 하늘이란 진짜 별빛 외 인위적인 빛이 최소화되고, 별에서 나오는 특유의 자연 전파와 뒤섞일 만한 인공 전파가 억제된 밤하늘이다. 2020년대 이전까지 밤하늘은 대체로 이런 조건에 들어맞았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급증하는 ‘군집 인공위성’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용 위성이다.

스타링크는 지구 궤도에 여러 개의 인공위성을 기지국처럼 띄워 지상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2019년 시작됐는데, 현재 스타링크용 위성은 약 7000기다. 단 몇 년 새 이렇게 위성이 폭증한 사례는 인류 역사에 없었다. 스타링크용 위성은 2027년까지 1만2000여기로 늘어날 예정이다.

위성이 많아지다보니 이전에는 제기되지 않던 문제가 생겼다. 한국천문학회는 성명에서 “군집 위성의 반사광으로 인해 밤하늘이 밝아져 지상 광학 망원경의 천체 관측에 지장을 초래한다”며 “전파 간섭으로 인해 지상 전파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측하는 활동에도 장애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스타링크용 위성에 태양광이 반사돼 천체 관측 사진에 기다란 직선형 궤적이 그어진 경우는 광학 망원경을 통해 자주 촬영된다. 우주과학계에서는 스타링크용 위성에서 나오는 전파가 외계 생명체 탐색 등에 쓰이는 전파와 주파수에서 겹친다고도 지적한다. 특정 전파가 잡혔을 때, 그것이 스타링크용 위성에서 나온 것인지 진짜 별에서 나온 것인지 혼동될 수 있다.

한국천문학회는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보호하는 것은 인류의 문화적 유산을 보존함으로써 인간의 상상력을 유지한다는 의미에서도 중요하다”며 “어둡고 조용한 하늘을 보호하려는 의제에 관해 한국 정부가 국제 사회에서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나서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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