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크:더 스톰’ 직선의 서사, 시원하거나 시시하거나

2025-05-28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UFC’로 대표되는 ‘이종격투기’는 직선적인 스포츠다. 직선이 교차한 링 위에서 서로의 주먹과 무릎, 팔과 다리가 직선적으로 오간다. 이를 화면에 옮길 때도 마찬가지다. 싸우는 두 사람이 마주 선 시선이 직선적으로 교환되고, 서로 내뻗는 주먹이나 발 역시 직선적으로 교차한다.

지난 15일 티빙에서 공개된 드라마 ‘샤크:더 스톰’(이하 샤크 2)는 2021년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영화 ‘샤크:더 비기닝’(이하 샤크 1)의 후속편이다. 웹툰작가 ‘운(雲)’의 원작 ‘샤크’를 기반으로 웹툰 1부의 내용이 시즌 1에 들어갔다면, 웹툰 2부의 내용이 대부분 시즌 2에 포함됐다.

전작이 학교폭력의 피해자로 당하기만 하던 주인공 차우솔(김민석)이 우연한 사고로 교도소에 수감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싸움과 정신적 멘토 역할을 하는 정도현(위하준)을 만나 빌런 배석찬(정원창)에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라면, 2편은 이를 조금 더 넓게 확장했다.

교도소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이원준(배명진), 한성용(이정현), 정상협(박진) 등을 용서하고 함께 지내던 우솔은 어느 날 불법 격투기 도박 조직을 운영하던 현우용(이현욱)의 영입제안을 받고, 이를 거절하자 여주인공격인 윤지희(조윤서)가 납치당하는 사고를 당한다.

윤지희를 구출하던 과정에서 이원준이 현우용의 조직원에게 당해 사망하고, 복수를 꿈꾸는 나머지 세 명에 원준의 동생 이연진(정다은)까지 합류해 현우용의 근거지에 쳐들어간다. 드라마는 마치 2시간짜리 영화를 6회분으로 나눈 듯 각 회당 25분 정도의 스피디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몰입시킨다.

앞서 말한 격투기라는 스포츠 자체가 직선적이듯, 이 드라마의 서사 역시 직선적이다. 평화로운 삶을 살던 주인공, 갑자기 등장한 빌런, 빌런의 나쁜 짓 시작,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주인공의 무리 그리고 고통을 겪고 각성한 다음 복수를 노리는 주인공들과 시련 속에 복수를 감행하는 처절함 이 모든 것이 마치 하나의 트랙 위에 놓인 이어달리기 주자처럼 직선적으로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딱히 감정적인 낭비는 없다. 주인공들에게 위기는 곧바로 닥치며, 시련도 주저 없이 다가온다. 또한 복수심도 곧바로 끓어오르고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이 된 현우용과 주인공 차우솔의 맞대결은 카타르시스를 부른다.

그런 의미로 숏츠 영상에 익숙해, 복잡한 전개보다 단선적인 빠른 전개를 원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제격일 수 있다. 드라마는 감정을 쌓기 위한 약간의 과정을 제외하면 거의 빠른 격투장면들로 이어져 있다. 그리고 격투장면은 맞대결하는 양쪽 진영을 좌우로 배치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몰입을 돕는다.

하지만 이런 단선적인 전개와 스타일은 지루함을 유발할 수 있다. 극에서 등장하는 각종 반전의 묘미는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빠르게 전개한 후 빠르게 결말을 내는 방식 때문에 어떤 이들은 다소 시시하다고 느낄 수 있다. 시원하다고 느낄 시청자와 시시하다고 느낄 시청자들. 드라마는 이 양측 사이에서 서로의 지분을 더욱 끌어오려고 애쓰는 ‘치킨 게임’을 벌인다.

군 복무 전 동안의 이미지로 활발한 막내 역을 도맡았던 김민석은 이번 작품을 통해 근육질의 몸매와 거침없는 액션 장면으로 남자의 이미지를 강화한다. 여기에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위하준 그리고 올 초 tvN ‘원경’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이현욱의 액션 장면을 볼 수 있다.

드라마는 또다시 3편을 위한 직선주로를 숨김없이 드러낸다. 웹툰 특유의 영웅 서사에 빠른 액션 그리고 격투기 특유의 타격감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호(好), 갈등이나 시련에서 나오는 감동 서사나 반전의 묘미를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불호(不好)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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