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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2019년 홍콩 국가보안법 이후 탈홍콩을 한다고요? 아닙니다. 지난해만 539개 기업이 홍콩으로 왔습니다”
알파 라우(Alpha Lau) 홍콩투자청 청장(사진)은 21일 서울 시청역 인근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강조했다.
홍콩투자청은 2000년 7월 설립된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 산하 공식 투자 유치기관이다.
홍콩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고 사업 운영을 촉진하기 위해 홍콩에서의 사업과 투자에 필요한 정보 및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홍콩투자청에 따르면, 지난해 539개의 중국 및 해외기업이 홍콩에서 사업을 시작하거나 확장했다.
이는 2023년 대비 41% 증가한 수치다. 현재 약 9000여개에 달하는 외국 기업이 홍콩에 지사를 두고 있다.
라우 청장은 “미중 무역갈등이 있지만 중국은 유럽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이에 대응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영국 런던에 방문했는데 현지 기관이 제일 많이 외국에 투자하는 곳이 홍콩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 2위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홍콩에 본거지를 두는 해외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홍콩과 중국 본토 간 체결된 CEPA(중·홍콩 포괄적경제동반잘협정)에 따라 건설·금융·영화 및 TV 등 서비스 기업이 홍콩에 지사를 설립할 경우 다양한 세제혜택을 받으며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주로 홍콩에 지사를 설립해 낮은 법인세율(최저 8.45%)을 적용받는 이점을 누리고 있고, 중소기업·스타트업은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에 진출해 자금 마련·중국시장 진출 등을 노리고 있다.
국내 AI 대표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가 홍콩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일부 글로벌 금융기관·언론사 등이 2019년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탈홍콩에 나섰다는 보도가 당시 있었지만, 코로나가 극복된 이후 대부분 복귀했다는게 리우 청장의 전언이다.
그는 “일부 기업들이 당시에 탈홍콩에 나서면서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지만, 실제론 싱가포르 기업도 홍콩에 진출하는 등 홍콩 생태계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라며 “싱가포르 같은 경우는 싱가포르인 관리자, 주주, 일정비율 이상의 직원수를 둬야 하는데, 홍콩에선 전혀 이런 의무가 없다”고 강조했다.
리우 청장이 방한한 이유는 한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홍콩은 약 2조원(100억 홍콩달러) 규모의 혁신기술 산업육성 기금을 조성해 생명과학기술, AI, 로봇, 반도체, 스마트기기, 신에너지 등 미래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아울러 홍콩·마카오·광동성을 아우르는 웨강아오 대만구는 화웨이 텐센트 BYD 등 7만5000여개의 첨단기업이 위치해있으며, GDP가 2조 달러·인구 8600만명이 있다. 풍부한 이재 및 새로운 사업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한국 국제학교를 비롯해 약 50여개의 국제학교가 있고, 중국어뿐만 아니라 영어도 공용어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홍콩에 진출할 경우 큰 애로사항 없이 현지에 정착할 수 있다.
7년 이상 홍콩에서 비즈니스를 할 경우 영주권을 주는 혜택도 있다.
리우 청장은 “신 투자이민제도는 최소 3000만 홍콩달러를 투자하면 가족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는 제도”라며 “투자금의 10%는 혁신기술 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