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한양행(000100)·제일약품(271980)·동국제약(086450) 등 주요 제약사들이 자회사를 잇달아 상장해 ‘잭팟’을 터트린 가운데 GC녹십자의 자회사인 ‘GC지놈’이 11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제약사들이 자회사를 상장하는 이유는 알짜 사업이나 핵심 파이프라인을 별도로 독립시켜 기업가치를 높이고 신약 연구개발(R&D)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C지놈이 상장되면 GC녹십자홀딩스, GC녹십자, GC셀(GC녹십자셀과 GC녹십자랩셀의 통합 법인), GC녹십자엠에스, GC녹십자웰빙에 이어 GC녹십자 그룹의 6번째 상장사가 된다. GC녹십자 그룹은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다.
GC지놈은 2013년 설립된 국내 1위 임상유전체분석·액체생검 전문 기업이다. 300종 이상의 생애 전주기 임상유전체 검사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핵심기술은 저밀도 전장 유전체 시퀀싱 방식의 ‘아이캔서치’로 임상검체 검증수가 약 5000명에 달한다. 전국 45개 상급종합병원 외에도 종합병원 33%, 일반 병원 9% 등을 커버하고 있다. 다만 녹십자의료재단 등 GC녹십자 계열사 유통망을 통해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GC지놈의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1만 500원으로 일반 청약에서 청약증거금만 2조 5000 억원이 몰려 4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GC지놈의 주요 주주는 GC녹십 23.71%, GC녹십자홀딩스 11.54%, GC셀 0.12%, 녹십자엠에스 0.09% 등 관계사들이 35.46%를 차지하고 있다. 상장 이후 주요주주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44.48%로 늘어난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상장시킨 알짜 자회사들은 실적은 물론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의 자회사 ‘이뮨온시아(424870)’는 지난달 19일 상장 당일 공모가 3600원 대비 대비 108.33% 급등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이후에도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며 현재도 공모가 대비 63% 가량 오른 상태다. 유한양행은 2016년 미국 소렌토테라퓨틱스와 합작해 이뮨온시아를 설립했다. 2023년 말 소렌토테라퓨틱스의 지분을 전량 인수해 현재 지분율이 67%에 달한다. 유한양행이 지금까지 유상증자와 지분 인수 등을 통해 이뮨온시아에 투입한 자금은 670억 원 가량으로 현재 주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2000억 원 이상의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일약품이 지난해 12월 상장시킨 신약개발사 온코닉테라퓨틱스(476060)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다. 국산 37호 신약인 위산분비억제제 ‘자큐보’ 효과로 지난해 매출 88억 원, 영업이익 14억 원을 기록했다. 자큐보의 판매 호조로 올 1분기에만 벌써 매출 92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올리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공모가는 1만 3000원으로 이날 종가는 2만 1900원으로 2배 가까이 오른 상태다.
올 2월 상장한 동국생명과학(303810)은 동국제약이 조영제·의료기기·인공지능(AI) 진단사업을 분할해 만든 회사로 국내 조영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318억 원, 영업이익 1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7%, 39.7% 증가한 알짜 회사다. 상장 이후 인공지능(AI) 진단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공모가는 9000원으로 이날 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