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00개나 더 던졌다···이닝 조절 따위엔 꿈쩍 않는 대투수 “내가 현진이 형 영상을 보는 이유”

2025-02-26

양현종(37·KIA)은 지난해 3월3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일본과 연습경기에서 그해 첫 실전 투구에 나섰다. 늦을 때는 시범경기에서야 첫 실전에 나가는 등 양현종은 매년 시즌 준비 과정에서 실전 등판은 최대한 뒤로 미루고 개막 페이스를 조절해왔다.

개막이 더 당겨지고 각 구단 스프링캠프도 일주일 이상씩 앞당겨진 올해, 양현종도 그 페이스를 조정하고 있다. 지난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화와 연습경기에 등판했다. 2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하는 동안 40개를 던지며 모든 구종을 점검했다.

양현종은 “캠프 시작이 빨라져서 실전도 그 정도만 당긴 것”이라고 말했지만 양현종을 전담 케어하는 박준서 트레이너는 “전에 비해 실전 준비를 확실히 일찍 시작했다. 지금까지 캠프에 와서 전체 투구 수도 이미 작년보다 100개가 더 많다”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훈련량과 강도를 전보다 더 높이고 있다.

양현종은 올해 이닝 조절의 시즌을 맞이한다.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170이닝 대기록을 완성했고, 베테랑 선발 투수로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이범호 KIA 감독은 이제 양현종이 너무 많이 던지지는 않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규정이닝 이상의 어느 적당한 선에서 양현종의 투구 이닝을 조절해줄 계획이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훈련을 허투루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보다 많이 던지며 올해 역시 맡은 책임을 다하고자 어깨를 달구고 있다.

등판 뒤에는 늘 마무리 운동을 약 30분 간 하고 일정을 마치는 루틴도 그대로다. 이날 투구 뒤에도 운동을 하고 온 양현종은 “최대한 전과 똑같이 한다. 한 살 더 먹었다고 줄이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충분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어린 선수들과 경쟁도 된다. 몸의 스피드 같은 부분은 분명히 떨어지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얼마나 유지하고 조금이라도 올리느냐가 투구에 영향이 있어 항상 운동만은 꾸준히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공부’를 한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양현종은 커브를 강조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을 앞두고 떨어지는 변화구 활용도가 중요해지게 되자 커브를 다양하게 구사해 그 빈도를 늘리고자 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ABS에 맞춰 자신의 투구에 변화를 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그래도 ABS 시대인만큼 커브를 좀 더 연마하고자 하는 노력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양현종은 “작년에 시즌을 치르면서 어쨌든 내가 좋은 구종을 확률적으로 많이 던지려다보니 자연스럽게 커브가 줄었다. 함부로 바꾸기는 좀 어려웠다. 하지만 올시즌도 준비 자체는 마찬가지다. ABS존이 더 낮아졌기 때문에 커브가 가장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역시 나만의 피칭을 해야 할지, 그걸 무릅쓰고 변화를 줘야 될지는 시즌을 치르며 생각해야 될 부분 같다. 하지만 올해도 투수가 살기 위해서는 커브가 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투수도 젊은 투수들처럼 야구 영상을 보고, 다른 투수의 피칭 영상을 참고한다. 양현종에게는 류현진(한화)이 모델이다.

양현종은 “나도 어린 애들과 똑같다. 좋은 영상 많이 보는데 이번 겨울에는 현진이 형 커브 영상을 많이 봤다. 보다보면 ‘아, 이게 정말 볼 배합이라는 거구나’ 하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 선수를 이겨야겠다기보다 이걸 배워서 뺏어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본다. 나도 연차가 있지만 볼 배합이나 로케이션 같은 것은 정말 보고 배워야 될 선배다. 그래서 현진이 형 영상만은 진지하게 깊숙하게 본다”고 말했다.

압도적인 우승을 한 지난해에 이어 큰 전력 변화가 없는 올해도 KIA는 ‘1강’으로 불린다. 지난해 함께 했던 제임스 네일, 새 투수 애덤 올러와 같이 마운드를 지탱하게 될 올해도 양현종은 늘 그렇듯 돌다리도 두들기는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양현종은 “내가 촉이 좀 안 좋은 것 같다. 작년에도 나는 캠프 때 ‘우리 힘들겠구나’ 했었다. (우승의) 맛을 봤기 때문에 선수들 모두 선의의 경쟁도 하고 기대도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시즌이기 때문에 우리보고 ‘1강’이라고 하는 어떤 얘기들에도 나는 동의 안 하고 있다. 나는 촉이 좋지 않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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