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부에서 러시아 파병 후 실종이나 사망 사건이 발생할 경우 극비로 취급한다는 원칙이 수립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23일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가 폭풍군단 사정에 밝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파병 중 사망 시 군 내부 절차에 따라 조용히 처리한다"는 내규가 이미 마련돼 있다. 가족들에게도 매우 제한된 정보만을 제공하고 주민들에게는 절대 알리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폭풍군단'은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파병한 것으로 전해진 11군단으로, 특수작전군 예하 정예부대다.
소식통은 데일리NK에 "훈련 중 사망해도 부대 인근 산에 묻거나 화장하고 고향에는 전사자 통지증만 보내면 되는데 파병은 말할 것도 없다"며 "만약 사고를 당해 전투력을 발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현지에서 치료하는 게 아니라 일단 귀환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북한 군인들은) 일단 멀쩡할 때는 수령을 위해 싸울 수 있는 투사이자 (용병) 자금을 벌어다 줄 수 있는 존재지만,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하면 (당국 입장에서는) 바로 쓸모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주민 사이에 파병 사실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안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소식통은 "기밀 유지 원칙에 따라 이번 파병과 관련한 모든 일은 공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라며 "만약 이런 사실이 알려진다면 정보를 건넨 당사자 등에게 책임을 묻는 식으로 됐기 때문에 추후 처형 등 후폭풍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원도 같은 맥락의 정보를 언급한 바 있다. 국정원 측은 이날 국감에서 "북한 당국이 파병 사실이 널리 퍼지지 않도록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