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전 세계 수억명이 사용하는 '국경 없는 전화'였던 스카이프(Skype)가 22년 만에 서비스를 마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5일(현지시간)을 마지막으로 인터넷 통화 및 메시징 서비스 스카이프의 운영을 중단했다.
스카이프로 다른 나라에 사는 가족이나 친구와 늦은 밤 무료 통화를 하거나 원거리 연애를 하던 경험을 떠올린 이용자들은 소셜미디어에 이별의 메시지를 올리며 추억을 되새기는 모습을 보였다.
정보기술(IT) 분야 언론인 겸 방송인 윌 구야트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스카이프는 내 마음의 지평을 넓혀줬다”고 말했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데다 값비싼 요금이 부과되던 기존 국제전화와 달리 인터넷에 접속돼 있기만 하면 전 세계 누구와도 간단히 연결할 수 있다는 건 당시로선 가히 혁명과도 같은 변화였다.
구야트는 “정말로 괄목할 만한 것이었다”면서 “간단하고 쉽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1980∼199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성인으로 접어들던 무렵 스카이프를 접하게 되면서 남다른 향수와 감회에 빠졌다고 WP는 설명했다.
2003년 에스토니아인 야누스 프리스와 니클라스 젠스트롬이 개발한 스카이프는 VoIP(인터넷 전화) 기술을 활용, 기존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으로 직접 통화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2005년 이베이에 26억 러에 인수된데 이어 2011년 85억 러에 MS에 매각됐고, 한때 3억명이 넘는 이용자 수를 자랑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의 등장으로 차츰 위상이 하락하던 스카이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을 계기로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 등에 밀려나는 신세가 됐다.
MS도 스카이프 대신 자사의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팀즈(Teams) 앱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WP는 스카이프에 대해 “많은 이들에게 개방형 인터넷 초기의 가치를 체현하는 서비스로 여겨졌으나, 진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적응하는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