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뱀 디자인
뱀은 전략 청색은 번영과 안정
전방위적 불확실성 커진 올해
경제적 통찰 제공하는 메타포
기업에 뱀 허물벗듯 혁신 요구
가치중심으로 바뀐 개인소비
기업, 차별화된 브랜딩 추진
GS25·스벅·카카오프렌즈 등
골드바·키링 다양한 상품 선봬
2024년의 연말은 유난히도 다사다난했다. 그 여느 때 보다 조용히 울린 제야의 종소리가 2025년 새해를 알렸고, 해가 바뀌는 설레임보단 분주하게 한 해의 여정을 건너온 느낌이었다. “올해는 경기가 좀 나아져야 할 텐데.”라는 말들과 함께 시작된 해인만큼, 작은 것에도 감사히 여기며 소중한 마음이 깃드는 해가 될 것 같다.
그렇다 보니, 2025년 을사년 푸른 뱀띠 해에 대한 염원이 단순히 전통적인 십이지 신념을 넘어 경제적 안정과 부흥을 염원하는 분위기이다. 뱀은 본래 동아시아 문화에서 지혜와 전략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며, 푸른색은 번영과 안정성을 뜻한다. 이 두 요소가 결합된 푸른 뱀띠 해는 2025년의 글로벌 경제 상황과도 밀접한 관계로 닿아 그 의미를 다하길 바라본다.
그 해의 띠에 담긴 의미는 한 해 동안 또 열심히 살아갈 에너지를 얻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뱀은 지혜롭고 신중하며, 자신의 기회를 노릴 줄 아는 동물로 묘사되는데, 이는 오늘날 기업 경영의 중심 가치와도 부합한다. 2025년은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와 기술혁신이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과 투자자들은 푸른 뱀의 상징을 본받아 유연하면서도 현명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에 초점이 맞춰지며, 탄소 중립과 ESG(환경, 사회, 지배 구조) 원칙이 기업 활동의 핵심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푸른 뱀의 색상이 전달하는 안정성과 생명력은 이러한경제적 트렌드와 완벽히 일치한다. 뱀의 주기적 허물 벗기는 과정은 기업이 혁신과 변화의 필요성을 상징적으로 반영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영감을 줄 수 있다.
예컨대, 푸른 뱀의 해는 특히 아시아 경제와 깊은 상징적 연결을 가진다. 2025년, 아시아는 세계 경제에서 주요한 역할을 지속할 것이며,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의 성장세는 글로벌 경제의 중요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뱀의 교활함과 전략적 사고는 이러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덕목이 될 것이다.
그중, 중국의 ‘3060 탄소 중립 목표’는 뱀의 긴 여정과 닮아 있다. 이는 빠르게 실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체계적인 변화를 도모하며, 전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글로벌 협력과 기술 혁신을 필요로 하며, 푸른 뱀의 상징적 특성인 신중함과 성장의 조화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푸른 뱀띠 해의 또 다른 특징은 개인의 경제활동에서도 드러난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가치 중심의 소비를 선호한다. 이는 뱀의 신중한 선택과 닮아 있다. 지속 가능성과 윤리적 기준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는 2025년 경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예컨대, 비싸고 큰 상품에 가치를 두기보단, 작고 귀엽고 소소한 것들에 대한 지속적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무해함’이라는 카테고리로 범주화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아주 작은 손톱만 한 크기의 도자기 피규어를 판매하는 공방 브랜드, 미니어쳐 소품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한, 젊은 세대는 푸른 뱀띠의 생명력과 창의력을 반영하는 새로운 소비 습관을 보여준다. ‘어떻게 살 것이가’ 즉, 웰빙에 대한 소재가 2030세대에서도 화두이다. 급속도로 변모하는 디지털 콘텐츠와 자유로운 예술 활동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지출도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들에게 차별화된 브랜딩과 스토리텔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 연말,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 기간으로 인해 과도한 홍보나 신년 이벤트 마케팅을 자제하는 분위기이지만, 유통업계에서도 어김없이 새해 십이지의 주인공, ‘뱀을 주제로 한 상품’들을 하나 둘 내놓고 있다.
편의점 GS25는 푸른 뱀을 담아낸 금.은메달 세트와 골드바 4종을 준비했고, 이마트24는 한굼금거래소의 골드바 뱀 골드바 1돈(3.75g), 뱀 골드바 10돈(37.5g), 뱀 하트골드바(1g), 굴비세트 골드바 1돈, 뱀 미니피규어(3g) 등 5종을 판매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해리 포터의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뱀을 상징하는 슬리데린 기숙사를 모티브 한 각종 굿즈 상품들을 선보인다. 푸른 뱀 문양을 넣은 슬리데린 머그컵이 시그니쳐이다.
위스키의 대가 조니워커는 푸른색, 붉은색, 황금색을 조화시킨 화려한 디자인의 리미티드 블루 뱀띠 에디션을 선보였다. 역경을 용기로 바꾸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브랜드의 헤리티지가 담긴 슬로건과 함께 새해의 복된 기운을 전한다. 한 잔 술에 한 해의 좋은 에너지를 가득 채울 수 있다면 좋겠다.
이 외에도 불경기에 대한 ‘운수 대통’의 기운과 ‘소원성취’의 염원을 담아낸 친근한 캐릭터의 부적 굿즈들도 트렌드이다. 인기 캐릭터 춘식이와 컬래버레이션 한 푸른 뱀 코스튬 인형, 키 링, 메모, 다이어리, 티셔츠 등을 부담 없이 구매하고, 소지할 수 있는 소품들이 줄줄이 출시된다. 10대부터 40대 연령층에게 호불호 없이 사랑받는 감성 굿즈이다. 이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본질보다 부수적인 요소인 ‘토핑’이 주목받아 새로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토핑 경제” 트렌드를 보여준다.
정리해 보자면, 2025년 푸른 뱀띠 해는 경제적 도전과 기회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기업과 개인 모두가 뱀의 신중함, 전략적 사고, 그리고 푸른색이 상징하는 성장과 안정성을 내재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상의 평범하고 소소한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대외적으로는 경제적 성공을 거두기 위한 도약이 더 크고 깊어질 것이다.
푸른 뱀띠의 해는 단순한 전통적 상징이 아니라, 경제적 통찰을 제공하는 메타포로 작용하며, 앞으로의 불확실한 시장에서도 지혜로운 길잡이가 될 것이다. 2025년, 우리는 뱀이 가진 생명력과 재생의 힘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 도약을 꿈꾸어야 한다. 오늘은 나의 퍼스널 컬러를 ‘럭키 블루’로 정하고, 안정과 생명력을 장착해 보는 것은 어떨까?
류지희<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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