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 미디어데이
리조트·놀이공원 등 팬 초청 약속
NC 박민우는 “야구장서 운동회”
개막전 선발 10명 전부 외인 출격
9개 구단 일제히 정상 등극 노려
한화 김경문 감독 3위 목표 제시
2025시즌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투타 맞대결에 앞서 입담 대결을 펼쳤다. 10개 구단 감독과 대표선수들은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함께 자리한 팬들에게 이번 시즌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각팀 사령탑과 대표선수들은 팬들과 더 가까이하겠다는 의미로 이날 행사장을 찾은 200여 팬들 사이에서 무대로 입장했다. 이들은 올 시즌 목표 순위를 손가락으로 표시해 달라고 하자 대부분 한 손가락을 들어 1위를 목표로 한다고 했지만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한화 선수들은 손가락 3개를 펴보여 3위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첫 순서로 각 구단 사령탑들은 22일 개막전 선발 투수를 공개됐다. 5경기 모두 외국인 에이스들이 출격한다. 광주에서는 KIA 제임스 네일과 NC 로건 앨런, 대구에서는 삼성 아리엘 후라도와 키움 케니 로젠버그가 선발 등판해 격돌한다. 잠실 개막전에서는 LG 요니 치리노스가 출격하고 롯데는 찰리 반즈가 나선다. 인천에서는 SSG 드류 앤더슨과 두산 콜 어빈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수원 경기는 KT 엔마누엘 헤이수스와 한화 코디 폰세가 자존심을 걸고 만난다.
외국인 투수 10명이 프로야구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건,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삼성 후라도는 지난해는 키움 소속으로 개막전에 나선 데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
국내 투수들이 없다는 것, 특히 한화 류현진이 개막전 선발로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류현진은 2007년에 처음 개막전 선발로 나섰고, 2008, 2009, 2011, 2012년에 이어 한국 무대로 복귀한 2024년에도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김경문 감독은 “현재 컨디션만 보면 충분히 개막전 선발로 나올 수 있다”며 “하지만 류현진도 이제 나이가 적지 않다. 너무 많이 던질 수 없으니까 아끼기 위해서 세 번째 투수(3선발)로 정했다”고 밝혔다.
매년 빠질 수 없는 질문이 각팀의 우승 공약이다. 다양한 공약들이 선수들의 입에서 나왔다. 먼저 NC 주장 박민우는 “올해 우승하면 25가족을 창원 NC파크로 초대해 가을 운동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롯데 주장 전준우는 “오늘 행사가 열리는 바로 옆에 있고 최고의 놀이기구가 있는 롯데월드에서 팬들과 함께 투어를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베테랑 강민호는 이에 맞대응이라도 하듯 “최고 놀이공원은 에버랜드라고 생각한다. 삼성이 우승하면 에버랜드에 1000명의 팬을 초청해 선수들과 데이트를 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혀 현장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LG 홍창기도 “(모기업이 운영하는) 곤지암 리조트에서 팬들과 바비큐 파티를 하겠다. 그리고 LG 전자제품을 구입하신 팬들에게 직접 방문해 설치까지 해 주겠다’고 했고, SSG 김광현은 “스타필드와 스타벅스에서 팬들을 위해 일일 알바를 하겠다”며 모기업과 관련된 공약에 동참했다.
새 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경기하게 된 한화 김서현은 “먼저 가을야구에 간다면 12월에 새 구장에 설치된 인피니티풀에 입수하겠다”고 운을 뗀 뒤 “우승하면 12월 선수들이 직접 팬들에게 칼국수 만들어 주겠다”고 덧붙였다. 키움 송성문은 “가을야구에 간다면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계란 노른자 머리를 단체로 하고 경기하겠다”고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받고 있는 KIA 김도영은 “다른 선수들로부터 신중하게 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대학축제처럼 팬페스트 때 다양한 부스 만들어 체험활동을 하겠다. 가령 신인선수와 달리기 경주 등을 해서 재미있게 추억을 쌓겠다”고 조심스러운 공약을 밝혔다.
반면 공약을 준비하지 못한 두산 양의지는 “(이날 함께 참석한) 김택연이 유튜브로 추후 공약을 공개하겠다”고 밝혔고 KT 장성우도 “미리 생각해 보지는 못했지만 지난번 우승 때 (코로나 때문에) 홈구장 수원에서 한국시리즈를 한 경기도 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이번에 우승하면 수원에서 뜻깊은 행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송용준 선임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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