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온라인 숙박 예약 시장에 도전장 내민 플랫폼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나

2025-01-22

예약은 호텔의 시작이다. 예약이 확인되면 고객이 머무를 방을 정돈하고 지내는 동안 불편함은 없을지 점검한다. 한편 누군가에게 예약은 마지막이다. 그들은 고객이 예약이라는 결승선에 도착할 수 있도록 밤낮없이 고민한다.

한 국내 조사에 따르면 여행 전문 플랫폼에서 숙소를 예약했다는 응답률이 2021년 처음으로 다이렉트 부킹을 앞질렀다. OTA가 계속해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가운데, 식료품, 라이프, 모빌리티, 육아 정보 서비스 등 플랫폼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온라인 여행 예약시장의 경쟁이 과열된 요즘, 각 채널은 서비스를 확장하거나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뵈며 사활을 걸었다.

덕분에 소비자는 즐거운 고민에 빠졌지만, 호텔들은 어떨까. 그동안 몇몇 OTA가 독주하고 있던 상황에서 ‘상생’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견줄 일이었다. 그러나 질 높은 콘텐츠를 활용해 적극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펼치는 플랫폼들이 등장하며 ‘동반’의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OTA, 그들만의 잔치는 끝났다

“시간이 흐르며 온라인으로 여행을 예약하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은 줄어들었다.” 익스피디아의 피터 컨(Peter Kern) 前 CEO는 2022년 스키프트 글로벌 포럼(Skift Global Forum)에서 이같이 말했다. 초기 OTA들이 누렸던 ‘가만히 앉아있어도 들어오는 손님에게 물건을 파는 호기로운 시대’는 끝났다는 것.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여행 예약시장은 늘어나는 경쟁업체, 변화되는 소비 트렌드 등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마이리얼트립은 “현재 온라인 여행 예약시장은 그 어느 때 보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약 채널의 숫자와 종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SNS, 라이프스타일, 육아 정보,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플랫폼들이 숙박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며 새로운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플랫폼에게 여행과 숙박은 기존 서비스와 유연하게 접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가가 높아 매출까지 상승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여기에 호텔도 팬데믹 해외여행객이 줄어들자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효과적인 판매채널을 찾아 나섰고, 서로의 니즈가 맞아떨어졌다.

플랫폼들은 각자의 장기를 살려 신선한 마케팅을 선뵈고 있다. 성과도 눈여겨볼 만하다. 유아 동반 가족에게 육아와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맘맘의 강경윤 대표는 “호텔과 파트너십을 맺고 진행한 첫 판매에서 1주일간 억대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OTA들은 되살아나는 해외여행 수요에 주목하며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항공, 숙박, 레저 등을 제공하는 종합 여행 플랫폼이라는 이점을 살려 여행의 모든 것을 아우르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해외여행에 강한 글로벌 OTA들이 그간의 약진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여행은 플랫폼이, 해외여행은 글로벌 OTA가 안팎으로 치고 올라오는 상황. 정말 잔치는 끝난 것일까?

야놀자, 여기어때 등 국내 토종 OTA 여전히 우세

데이터융복합, 소비자리서치 전문 연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매주 500명 연 2만 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조사’에 따르면 “숙소를 여행상품 전문 웹, 앱에서 예약했다.”는 응답률이 2021년 42.3%를 기록하며 “숙박 업체에 직접 예약, 구매했다.”는 응답률과 5% 이상의 격차를 벌이면서 처음으로 앞질렀다. 2017년 20.7%로 시작해 20% 넘게 오른 수치다. 체감으로 느끼던 OTA의 영향력이 데이터로도 증명된 셈이다.

OTA 중 고객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야놀자, 여기어때 등의 국내 토종 OTA들이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여행상품 만족도 조사’에서 온라인 여행상품 플랫폼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예약 전문 채널을 묻는 질문에서 야놀자는 6년째 1위의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여기어때, 네이버 여행이 꾸준하게 선두권을 차지해 왔다.

한편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살아나며 글로벌 OTA가 회복세를 보이고 국내 OTA의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에 따르면 최근 일본 근교 여행상품이 인기인데, 특히 오사카, 교토 지역의 현지 체험형 상품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야놀자, 여기어때 등 국내 토종 OTA는 해외 숙소와 항공권 중개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오늘날의 여행 트렌드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야놀자 플랫폼이 2024년 12월 27일자로 항공 서비스, 패키지 개발 등을 주력으로 하는 인터파크트리플과 합병해 해외여행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 플랫폼은 앞서 지난 11월 해외여행 자유 패키지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일본, 베트남, 태국 등의 인기 여행지를 선정해 왕복 항공권과 호텔, 여행자 보험, 특전 등을 한데로 묶어 제공하고 자유여행까지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주식회사 놀유니버스’라는 거대 OTA로 출범할 야놀자가 독주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행보가 주목된다.

OTA, OTA를 넘어서야만 살아남는다

국내 여행시장에서 여행과 숙박 예약을 대행하던 OTA들은 단순 중개서비스를 넘어 여행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혁신하는 플랫폼으로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AI기술을 활용해 여행자 개별 맞춤형 여행을 제안하며 ‘개인의 경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때로는 과감하게 자신을 숨기는 전술을 펼치기도 한다. 이제 OTA는 OTA를 넘어서는 서비스를 펼쳐가는 중이다.

마이리얼트립은 2012년 현지 가이드와 여행객을 연결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종합 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현재는 단순한 숙박 예약을 넘어 항공, 투어, 액티비티를 아우르는 원스톱 여행 솔루션을 제공하는 ‘여행 슈퍼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수많은 선택지를 고민하는 여행자들을 겨냥한 큐레이션 서비스와 AI 기반 개인화 추천 시스템은 우리의 강점”이라고 소개하며 아울러 “앞으로도 AI 기술 고도화를 통한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새로운 여행트렌드를 반영한 특화상품 개발,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말 설립된 신규 OTA 올마이투어가 집중한 것은 ‘중개의 중개’다. 말 그대로 올마이투어가 전면에 나서서 호텔과 고객을 이어주는 것이 아니라 해외 혹은 국내의 여행, 쇼핑 플랫폼 등에 회사가 확보한 객실을 공급하는 채널링 서비스로 입점하는 플랫폼의 파급력과 유저풀을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올마이투어의 상품을 소개하며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정면으로 승부수를 띄우기보다는 살짝 비켜나가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결과는 긍정적. 2021년 서비스 출시 이후 3년 연속 연 매출이 평균 2배가량 증가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으며, 2024년 1분기 매출은 65억을 달성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서 호텔을 예약할 수 있다고?’

OTA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플랫폼

다양한 서비스를 선뵈는 플랫폼들이 여행과 레저로 사업을 확장하며 OTA가 주도하던 국내 여행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일각에서는 숙박 예약 상품이 단가가 높아 플랫폼의 거래액과 매출을 올리고 몸집을 키우기 위한 방책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숙박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결국 장사가 잘되기 때문이다.

가장 획기적인 등장은 단연 마켓컬리였다. 식료품 플랫폼이었던 마켓컬리는 2021년 4월 국내 특급 호텔 숙박권을 판매하며 호텔업계와 유통 업계 종사자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첫 출시 이후 5월에 판매한 ‘비발디파크 컬리 에디션’은 1주일의 운영기간 동안 3600실이 판매되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현재 마켓컬리는 이벤트성으로 숙박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상시판매는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마켓컬리의 시도는 “이게 된다고?”가 “이게 된다고!”로 바뀌는 계기가 되며 신호탄을 울렸다.

2023년 5월 쏘카는 카셰어링과 숙박을 한 번에 예약할 수 있는 ‘쏘카스테이’ 서비스를 론칭했다. 하나의 앱에서 카셰어링은 물론 전국 2만 5000개 호텔과 리조트 예약을 동시에 진행 가능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대폭 늘였다. 또한 숙소를 이용할 시 쏘카를 할인해주는 결합상품 할인 혜택도 제공하며 기존 OTA와 차별화를 꾀했다.

대다수의 플랫폼들은 몇몇 주력 상품에 대해서는 직접 판매하지만 나머지는 야놀자, 온다 등 숙박 B2B 판매망을 구축한 채널링 업체와 API를 연동하는 안을 선택했다. 빠른 사업 전개를 위해 시스템 구축에 노력을 쏟는 대신 마케팅과 판매에 주력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채널링 업체가 수수료를 인상할 시 플랫폼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 이에 플랫폼들의 예약 서비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면 인프라 구축에 대한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인이 호텔을 소개하는 법

OTA의 호텔 소개페이지는 대다수 호텔에서 제공하는 사진과 정보 제공 위주의 텍스트가 전부로 ‘예약을 하는 창구’, 딱 그 정도다. 별도의 정보나 후기를 얻기 위해서 다시 포털사이트를 검색해야 한다. 맘맘의 강 대표는 “호텔과 리조트에는 고객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풍성함에도 불구하고 사이트 지면의 한계로 인해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며 지적했다.

반면 플랫폼은 각자 기반 서비스, 보유하는 콘텐츠와 연계해 숙박 상품을 기획하는데, 결과물이 꽤 참신하고 퀄리티가 높다. 다양한 사진과 영상은 물론 호텔에서의 즐길거리, 주변 관광 정보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돼 있다. 마치 어느 편집숍에 들어와 쇼핑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프리즘은 고감도 숏폼 영상과 라이브 방송 등으로 고객의 경험소비를 지향하는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이다. 프리즘이 ‘경험소비’를 위해 주력하는 상품은 하이엔드 특급호텔이다. 고객에게 숙박 그 이상의 공간과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특급호텔의 목적과 프리즘의 정체성과 잘 맞아떨어졌다. 호텔 공간과 액티비티를 영상에 담아내 텍스트나 사진으로는 다 전할 수 없었던 브랜드 가치와 철학을 한 눈에 들어오게 했다.

프리즘의 호텔 소개페이지는 마치 광고영상처럼 수려하다. 빠르게 전환되는 멋진 영상에 이곳이 플랫폼인지 SNS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래서일까. 라이브 평균 시청 시간이 10분을 넘고 구매 전환율 또한 높은 편이다. 매출도 성장세에 있다. 2024년 4월 개최된 체크인갈라 프로모션에서 누적 거래액이 25억 원에 달했고 라이브 총 조회수 3만 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고품질 숏폼 영상을 찍는 비용에 비해서는 매출이 크지 않다는 점이 지적하며 수익성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다. 이에 프리즘 측은 전년대비 비용은 줄고 거래액은 증가하는 등 변화가 있다며 홍보 강화와 미디어 사업 분야의 확장을 주장했다.

한 우물을 파는 플랫폼, 그 깊이를 더해주는 숙박 상품

플랫폼 중에서도 고객군이 특정된 곳의 경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채널에 비해 맞춤형 상품을 기획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맘맘의 강 대표는 “맘맘은 유아 동반 가족 여행객이라는 명확한 페르소나에 집중해 고객의 필요에 맞춘 세밀한 정보와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우리가 유아 동반 가족 고객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이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핵심 요소”라고 말하며 “호텔과 리조트에서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다양한 부대시설을 상세히 소개할 수 있도록 팀원들이 밤낮없이 고민하고 있다. 이런 콘텐츠의 매력에서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도록 유도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유아나 반려동물 등과 함께하는 여행을 계획하는 경우 안전요소, 즐길거리 등의 정보 확인이 필수다. 특정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플랫폼들은 고객군이 필요로 하는 시설과 제공되는 서비스에 자세히 안내하고,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를 중점적으로 패키지를 기획하는 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에 호텔들도 각 플랫폼별 주요 이용객층을 파악해 그에 맞는 상품을 메인으로 노출하며 매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라마다앙코르 바이윈덤 김포한강호텔 판촉팀의 최재원 과장은 “우리 호텔은 요트 정박장이 가까이 있고, 키즈룸과 키즈존을 운영하고 있어 커플과 가족 고객 모두가 즐겨 찾는 곳이다. 이에 30~40대 남녀가 주요 이용객인 플랫폼에는 보트 투어 패키지, 치맥 패키지 등 커플이 즐길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며, 유아를 동반한 부모가 주요 이용객인 플랫폼인 경우 키즈룸과 키즈존, 조식을 함께 제공하는 키즈킹덤 패키지 등을 주력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숙소 결정에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다. 그중에서도 나와 원하는 것이 비슷한 사람들의 숙소 경험담은 투숙을 결정하게 되는 어느 요소보다 크게 작용한다.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에 작성된 후기는 콘텐츠와는 또 다른 진정성으로 고객의 구매율을 높인다.

특정 고객 중 유아동 관련 플랫폼들의 가족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숙박 상품 판매가 두드러진다. 이랜드리테일의 취향 육아 플랫폼 키디키디는 유·아동을 동반한 가족단위의 고객 머물기 좋은 호텔과 리조트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하며 엄마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이랜드 리테일에서 운영하는 쇼핑몰인만큼 이랜드 파크의 켄싱턴 호텔앤리조트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웅진그룹의 키즈놀이앱 ‘놀이의 발견’은 숙소 예약 서비스에서 돌봄서비스, 수영장, 키즈클럽 등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옵션을 살펴볼 수 있으며 소독 상태 등 위생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예약 채널들의 활약, 숙박산업 전반적인 발전에는 기여했지만 수수료 등 문제 여전해 이처럼 OTA와 플랫폼을 모두 포함한 예약 채널들은 전에 없던 경쟁을 겪으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여가고 있다. 이에 호텔에 대한 진입장벽을 느꼈던 일반 고객들도 스스럼없이 호캉스를 계획하거나 데스티네이션 호텔을 찾아 떠나는 등 호텔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됐다. 최재원 과장은 “예약 채널들은 미디어를 통한 광고, 노출되는 호텔 상품의 관리를 통해 소비자의 추가적인 구매를 유도한다. 또한 SNS 체험단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예약 채널이 호텔산업의 발전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오늘날 관광호텔이 코로나19 이전 버금가는 호황기를 누리는데 예약 채널이 한몫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호텔의 디지털 마케팅이나 예약을 대신하며 관련 부서의 역할을 하는 것도 현재 인력난을 겪고 있는 호텔에게는 반가운 부분이다.

그러나 수수료와 광고비, 주도권 등에 대한 문제는 제자리걸음이다. 최 과장은 “일부 예약채널, 특히 신규업체의 경우, 타사에 비해 수수료율을 낮추거나 할인쿠폰을 제공하면서 직접적인 혜택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수수료를 올린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불만이다. 지난해 7월 중소기업중앙회의 ‘2024 온라인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플랫폼 거래 비용 부담의 변화가 있느냐?”라는 질문에 ‘없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54.5%, ‘비용 부담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1%에 그쳤다. 이어 9월에 열린 ‘숙박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발표회’에서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하위 40%(양사 합쳐 6300여 개) 제휴점 대상 1%p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관계자들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수수료보다 큰 문제는 광고비와 쿠폰발행비라고 지적했다. 

에벤에셀 마케팅 박상호 소장은 OTA가 마케팅과 예약 관리에서 호텔의 인력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은 될 수 있으나 높은 수수료와 브랜드 주도권 약화의 문제는 심각한 과제라고 바라봤다. 이에 OTA의 비중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업계에서 쉽게 접목할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 및 마케팅 에이전트와의 협업을 고려해 재무적 부담을 덜고 브랜드 주도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수료와 광고비, ‘값어치’ 있는 지출되려면

호텔의 자세에 변화 필요해

기자가 어느 지역 호텔에 다이렉트 부킹을 의뢰하자 “OTA에서 예약해 달라.”라는 답변을 듣는 웃지 못할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현실적으로 규모가 작은 호텔의 경우 인력난의 문제로 OTA에 예약을 일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온라인 예약 플랫폼 의존도를 당장 낮출 수 없고, 수수료, 광고비 등 비용 부담 문제도 피할 수 없다면 오히려 온라인 예약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 과장은 “소비 트렌드에 있어서는 예약 채널이 호텔보다 훨씬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단순하게 상품을 제공하고 판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긴밀하게 소통하며 정보를 주고받아야 한다.”며 “예약 채널을 통해 확보한 다양한 판매 루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각 고객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판매할 것”이라고 운영 방향을 밝혔다.

이제 호텔들도 예약채널에 그저 상품을 맡겨 놓는 무관심을 멈춰야 한다. 판매 채널이 늘어난 만큼 각 채널의 특성을 파악해 어떤 상품을 노출 시킬지 파악하고, 우리 호텔과 결이 맞는 플랫폼에는 먼저 판매를 제안할 수도 있다. 이런 경험을 쌓으며 다이렉트 부킹에 적용해보는 등 자립에 대한 시도도 장기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수수료와 광고비를 그냥 내는 것이 아니라 ‘값어치 했네.’라고 생각하기 위해서는 호텔의 자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정부에도 플랫폼이 적정선을 지킬 수 있는 방안과 현실적인 숙박업 지원방안을 촉구해야 한다. 일례로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는 숙박할인쿠폰을 온라인 여행사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호텔은 지급대상에서 제외돼 고객이 직접 예약할 때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할인쿠폰을 호텔에 직접 예약 시에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 고려했지만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대실에도 쿠폰이 사용될 수 있고, 1인 1회를 제한할 수 없는 점 등 요건을 맞추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 중앙통제역할이 가능한 온라인 여행사에만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정책에서조차 숙박업체가 제외됐다는 것이 안타깝다. 숙박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정부의 관심을 환기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도 살고, 너네도 살고”

동반자를 꿈꾸며

“우리가 살아야 너네도 사는 거 아니겠냐.”는 어느 숙박업 대표의 말처럼 호텔이 잘 돼야 플랫폼도 잘 되는 만큼 플랫폼 또한 호텔과의 동반을 지향한다. 플랫폼이 꼽는 그들의 가장 큰 강점은 ‘고객 데이터’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실시간 시장 데이터 공유, 수요 예측을 통한 재고 관리 최적화, 공동 마케팅 캠페인 등을 통해 양측의 수익성을 함께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데이터 기반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대표 또한 “특정 숙박 시설이 몇 세 아이를 둔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어떤 부대시설과 콘셉트를 선호하는지, 그리고 해당 숙박 시설에 관심을 가지는 고객들이 인근 어떤 관광 시설에 관심을 보이는지 등 방대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축적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파트너사들과 함께 더 나은 상품을 기획하고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데믹 이후 여행 트렌드가 해외로 향하며 내국인을 대상으로 커졌던 숙박과 여행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상승세를 그리던 플랫폼 시장도 일부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지 않고 호텔과 예약채널 모두 승승장구하기 위해서 어느 때 보다 동반자로서 호텔과 예약 채널이 협력을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여행 상품 플랫폼(OTA) 이용경험률 추이>(단위: %)

자료 출처_ 컨슈머인사이트 ‘2024 여행상품 만족도 조사’ 보고서

<숙소 예약 구매 채널>

자료 출처_ 컨슈머인사이트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조사 2017-2023’

라마다앙코르 바이윈덤 김포한강호텔 판촉팀 최재원 과장

INTERVIEW

유아 동반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호텔과 리조트 경험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맘맘 강경윤 대표

Q. 육아 정보 플랫폼 맘맘에서 숙박 상품 판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맘맘은 2021년 중순에 론칭한 육아 정보 및 여행 모바일 앱 서비스다. 초기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녀 월령별 필요한 육아용품의 인기 랭킹을 제공하는 ‘국민템 랭킹’을 제공했다. 이와 함께 내 집 근처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장소를 소개하는 콘텐츠인 ‘아이와 함께’를 선뵀다. 이 과정에서 ‘켄싱턴호텔 평창’이 콘텐츠로 소개된 것을 호텔 측이 우연히 확인해 협업 제안을 받으면서 숙박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Q. 고객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켄싱턴 호텔 평창의 첫 판매를 진행하는 1주일간 억대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휘닉스 평창’과도 협업해 서비스를 확장했고 1주일 판매기간 동안 약 4억 원의 거래를 달성했다. 이를 계기로 맘맘은 유아와 가족을 위한 호텔과 리조트 소개 및 판매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현재는 오크밸리, 레고랜드, 소노 호텔&리조트, 금호리조트, 파라스파라, 홀리데이 인 리조트 알펜시아 등 대표적인 키즈 프렌들리 호텔&리조트를 꾸준히 소개 및 판매하고 있다.

Q. 기존 OTA에 비해 맘맘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있다면?

맘맘은 유아 동반 가족 고객에게 호텔과 리조트에서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예를 들어 키즈카페, 키즈룸, 다양한 이벤트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숙소를 방문했던 여행객들에게도 새로운 영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를 위해 판매 페이지 내 콘텐츠를 유아 동반 가족 고객에게 초점을 맞춰 직접 제작하고 있다.

또한 “오늘 아이와 뭘 하지?” 고민할 때 참고할 수 있는 1만여 개 이상의 장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호텔과 리조트의 숙박 상품을 연계해 소개하고 판매를 진행하며 단순 예약 대행에서 벗어난 맘맘만의 경험을 전달하고 있다. 덕분에 퀄리티 좋은 콘텐츠를 원하는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약 25만 명의 친구를 보유한 카카오톡 채널과 4.5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을 운영 중이다. 다양한 소통 채널을 활용해,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호텔 & 리조트’를 잠재 고객들에게 홍보하며 유아 동반 가족 고객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Q. 유아 동반 가족 고객의 특징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판매에 적용하고 있는가?

우리의 고객은 주로 아직 학교에 다니지 않는 유아 동반 가족 고객으로 판매 양상에서도 독특한 특징을 보인다. 예를 들어 주말 객실보다 평일 객실이 더 인기가 있으며 성수기보다 비수기 객실의 판매가 더 활발하다. 판매 구성 비중으로 보았을 때는 단순 ‘룸 온리’ 상품보다 호텔 & 리조트의 시설을 포함한 ‘패키지’ 상품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특징은 호텔 & 리조트 입장에서 시설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Q. 호텔, 리조트 등 사업 파트너의 반응은 어떠한가?

맘맘과 결이 맞는 키즈 프렌들리 호텔과 리조트라면, 대형 온라인 예약 채널에 버금가는 매출, 혹은 이를 뛰어넘는 매출을 단기간에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눈에 보이는 성과 덕분에 파트너십을 맺는 호텔 & 리조트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맘맘의 주력 판매 방식은 1주일 단위로 진행하는 ‘쇼케이스’다. ‘켄싱턴호텔 평창’은 단일 지점으로만 앵콜 판매를 10번 이상 진행했으며, 성과에 힘입어 켄싱턴의 다른 지점(설악비치, 설악밸리, 사이판 등 해외 시설)과도 파트너십을 확장하게 됐다.

정량적인 부분 외에도 호텔과 리조트가 보유한 유니크한 시설과 이벤트를 소개하는 콘텐츠 제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파트너사 입장에서는 시설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장점이 있다.

Q. 앞으로 숙박 예약 서비스 분야를 어떻게 운영할 방침인지 소개해 달라.

맘맘은 현재 판매 중인 키즈 특화 여행 상품을 국내외로 더욱 확장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아이를 위한 소비 전 영역을 아우르는 키즈 플랫폼으로 발전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맘맘 멤버십’이라는 구독형 상품을 새롭게 론칭했다. ‘맘맘 멤버십’은 구독 회원들이 키즈 프렌들리 시설(키즈카페, 체험, 클래스, 키즈풀, 테마파크 등)에서 추가적인 현장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할인 패스’다. 론칭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초대형 키즈카페 체인과 키즈 테마파크 등 여러 주요 업체들이 연이어 제휴를 체결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맘맘 멤버십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호텔 & 리조트 등의 시설사와도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고려하고 있으며 앞으로 맘맘 멤버십의 확대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여행 및 관광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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