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중국과 보호무역을 기치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도리어 중국이 득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보여온 일론 머스크(사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측 핵심 지지자로 나선 데 따라 미·중 간 ‘대화창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온 와중 머스크의 ‘온라인 선거운동’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트럼프 당선시 일등공신이 될 머스크가 미·중 갈등 키를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따른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와 머스크의 긴밀한 관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는 좋은 징조”라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중국과 사업상 긴밀한 관계를 지녀왔음은 물론, 머스크가 지정학적 갈등 등 민감한 주제에서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와 일치된 견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실제 테슬라 전기차 절반 가량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테슬라는 중국 내에서 현지 기업과 합작 없이 운영 중인 첫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올 4월 중국을 찾아 리창 총리를 비롯한 고위 관리들을 접견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는 중국에서 광범위한 사업적 이해관계를 지녔고 모친인 메이 머스크까지 중국에서 스타와 같은 지위를 누리는 중”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정치적 문제에서도 중국 지도부에 동조하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머스크는 대만이 베이징 통제하에 있어야 한다는 말을 남긴 적 있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에도 반대한다”며 “중국에 아첨하고 특별 대우를 받는 극도로 친중적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반중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트럼프 캠프 내에서 머스크만이 ‘친중’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비록 소수파지만 머스크가 캠프에서 지닌 ‘지분’은 크다. 머스크는 거액의 선거자금을 기부했고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적극적인 선거 운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머스크의 온라인 선거운동은 갈수록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머스크는 현재 엑스 내 팔로워가 2억 명에 달한다. 2위인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의 1억3000만 명을 크게 넘어서는 압도적 1위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지난달에만 3000회 이상 게시물을 올렸고 대다수가 정치 관련으로 ‘좋아요’와 재게시도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며 “머스크가 선거 공정성에 의심을 던지고 있어 그가 가져올 파장이 엄청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