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날개 먹거리와 일자리] 1억9천만년 전 출현한 모기, 520억 명 생명 앗아가

2024-12-25

(49)모기가 인류 역사를 바꿨다

알렉산더 대왕, 모기에 물려 뇌염 사망

동방원정 성공 했다면 역사 달랐을 것

파나마 운하공사, 말라리아로 한때 중단

세계 전쟁 중에도 많은 군인 숨지게 해

모기의 기세 꺾기 아직도 여의치 않아

◇단순한 분석도구 하나로 해결책 찾는 건 환상

1937년 ‘국민소득계정(national income accounts)’을 개발한 러시아(Russia))의 사이먼 쿠즈네츠(Simon Kuznets)는 1955년 경제성장으로 인한 소득 불평등도가 변동한다는 ‘쿠즈네츠의 곡선(Kuznets Curve)’(쿠즈네츠 곡선은 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역(逆)유(U)자형 곡선이다.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가 20세기 50년대에 내놓은 가설이다. 쿠즈네츠는 산업화 과정에 있는 국가의 불평등 정도는 처음에 증가하다가 산업화가 일정 수준을 지나면 다시 감소한다고 주장했다.)을 보여주면서 “농촌 노동력이 도시로 이주함”을 밝혔다.

또 1957년에 영국의 거시경제학자 빌 필립스(Bill Phillips, 1914~1975)는 영국의 통계자료를 분석해 1958년 “영국의 실업률과 화폐 임금률변화율 사이의 관계, 1861~1957(The Relation Between Unemployment and the Rate of Change of Money Wage Rates in the United Kingdom, 1861-1957)” 이라는 논문에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의 “음(negative)의 상관관계”를 밝혀 ‘필립스곡선(Phillips Curve)’(필립스 곡선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율과 실업률 간에 상반관계(역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나타내는 곡선이다.)을 내놓았다.

이에 1958년에는 윌리엄 베버리지(William Henry Beveridge, 1879~1963)는 실업률(unemployment rate)과 공석률(job openings rate) 사이의 관계를 도시한 것으로 채워지지 않는 일자리(수)는 노동력의 비율로 표시한 ‘베버리지 곡선(Beveridge curve)’을 제시했다. 이어 1960년 폴 사뮤엘슨(Paul Samuelson, 1915~2009)과 로버트 솔로(Robert Solow, 1924~2023)는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의 연관성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즉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실업률은 낮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됨을 입증했다.

이같이 많은 거시경제(macroeconomics) 학자들은 이들의 곡선을 마치 ‘전가의 보도(Heirloom Sword)’같이 여겨왔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제임스 포더(James Forder)는 실업(문제)해결의 황금열쇠로 사용했다는 “필립스곡선의 신화(The myth of the Phillips curve)”를 꼬집기도 했다.

1974년 이래 ‘필립스곡선(Phllips curve)’을 변형하여 토머스 사전트(Thomas Sargent, 1943년생), 크리스토퍼 심스(Christopher Sims, 1943년생), 에드먼드 펠프스(Edmund Phelps, 1933년생), 에드워드 프레스콧(Edward Prescott, 1940년생), 로버트 먼델(Robert A. Mundell, 1932~2021), 로버트 루카스(Robert E. Lucas, 1937~2023),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1912~2006) 및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A. Hayek, 1899~1992) 등의 경제학자들이 배출됐다.

복잡다기한 경제현상을 단순한 분석 도구(analysis tools) 하나로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는다는 건 CT(computed tomograph) 혹은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촬영으로 모든 ‘질병의 기제(mechanism of disease)’를 다 진단할 수 있다는 환상과 같다.

◇인류보다 먼저 출현한 모기가 인류 역사 바꿔

인류는 지구촌에 지금부터 700만 년 전에 출현했으나, 1억9천만 년 전에 지구촌에서 출현한 모기(mosquito)는 지구촌을 지배하여 왔다. 이제까지 520억 명의 인간의 생명을 앗아갔으며, 몇 차례 인류역사(人類歷史)까지 변화시켰다.

영국 런던대학교(London College University) 교수였던 아놀드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 1889~1975)는 1934년에 집필을 시작해 1964년까지 28년간 12권의 역작 ‘역사의 연구(A Study of History)’를 썼다. 그의 책에서도 언급했다시피, BC 323년 2월에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이 바빌론 모기에 물려서 웨스트 나일 뇌염(West Nile encephalitis)으로 세상을 떠났다. 만약에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Eastern Expedition)이 성공했다면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유적으로는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Angkor Wat,Cambodia)다. 이 유적은 17세기말부터 흔적도 없이 사라 사라졌다가 1860년 이후에 발견되었다. 사라진 이유로는 역사학자들은 200m 정도 넓은 해자(垓子)에 서식했던 모기로 인해 왕국이 사멸했다고 봤다. 1882년 파나마 운하공사(Panama Canal work)가 모기가 전염시키는 말라리아로 1천200명이 사망해서 한때 중단되었다. 세계 제1·2차 대전에서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갔기에 “모기 보고 대포를 쏜다(Firing a cannon to kill a mosquito).”는 전투 야사가 생겨났다. 미국 전투역사 기록을 살펴보면, 제1차 전쟁에서 4천746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여 사망자는 7명, 병가 일수는 6만8천373일이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the 2nd World War)엔 말라리아 환자가 11만2천256명, 병가일수가 331만800일에 사망자 90명이었다.

1942년 일본군의 진격을 막고자 필사적으로 전투에 참여했던 필리핀 군인 7만5천여 명 가운데 2만4천여명이나 모기가 전염한 말라리아(malaria)로 사망했다.

1950년 한국전쟁(Korea War/6·25전쟁) 가운데 4천542명의 환자, 병가신청자는 5만924명이 신청했으나 사망자는 0명이었다. 그런데 1965년 베트남 전쟁(Vietnam War)에서는 25만여 명의 참전 군인이 뇌염(encephalitis)과 말라리아(malaria)를 앓았다.

말라리아(Malaria)란 이탈리아어로 “나쁜 공기(malaria)”를 뜻한다. 로마는 저습한 늪지대에다가 건국했기에 바로 모기서식지였다. “역병의 도시(City of Plague)”라는 별명을 가졌기에 훈족(Huns)이 이탈리아 정복을 눈앞에 두고도 모기로 철군했다.

가톨릭 교황국 바티칸(Papal State Vatican)에서 교황선출의 ‘콘클라베(Conclave)’ 즉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외부와 차단하는 것은 말라리아 발병으로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티칸의 10세기 이후에 130여 명의 교황 가운데 22명이나 말라리아 열병으로 사망했다. 1633년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 교단의 한 수도사가 키나 나무(Kina tree)를 “열 나무(fever tree)”로 기록했는데, 16세기에 스페인 예수회 선교사(Spanish Jesuit missionary)들은 페루 키나 나무 효능을 이용해 말라리아(three-days fever)에 키나(Kina)를 말린 가루를 여타 음료에다가 타서 섭취해 치유했다. 남아메리카 예수회 선교사들은 키나 나무를 “예수회의 껍질(The Jesuits‘ Rebellion)”이라고도 했다.

키닌 혹은 키니네(Quinine)는 영국 찰스 2세와 프랑스 루이 14세 아들이 말라리아에 걸렸다가 치유했으며, 중국 청나라 강희제(姜熙齊)의 생명을 구했다. 동양에서는 키니네(Quinine)를 음역하여 ‘금계랍(金鷄蠟)’이라고 표기했다. 1942년 로버트 우드워드(Robert Burns Woodward)는 2년 만에 퀴닌 인공합성에 성공하여 196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또한, 1967년 5월 23일 중국에서 말라리아 감염이 폭발하자 치료제 개발 ‘Project 523’을 시작했다. 1969년에 두유유(1930년생)가 참여했다. 그녀는 AD 300년경 갈홍(葛洪, 284~363)이 쓴 ‘주후비급방’에 청호(菁蒿)로부터 특효약 성분추출에 성공했다. 청호(菁蒿), 예엽(艾葉), 인진호(茵蔯蒿)’등의 약제명이나, 한국인들에겐 세칭 “개똥쑥(sweet wormwood)”으로 알려졌다. 치료제 개발팀(Project 523)에서는 야생 개똥쑥에서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C15H22O5)’성분을 축출했다. 1986년에 말라리아 치료제로 중국 정부 승인을 받았다. 1990년 감염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여 인류 공헌으로 201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물론 1937년파울 헤르만 뮐러(Paul Hermann Mulle, 1899~1965)의 DDT(dichloro diphenyl trichloroethan)의 발견으로 모기의 기세를 꺾었으나 슈퍼DNA로 무장한 ‘모기의 역습(Mosquito’s counterattack)’이 다시 시작되었다. 2015년 8월 11일 빌 게이츠(Bill Gates)는 1억2천만 달러를 투입하여 ‘유전자 가위(gene scissors)’를 이용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모기의 기세를 꺾어보고자 했으나 여태까지도 여의치 않았다.

글·그림 = 이대영 <코리아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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