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기도는 ‘2024년 결산-기후 편’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에 적극 대응하는 경기도의 노력을 정리한 것이다. 도의 기후위기 대응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 전 세계에서 기록적이면서 이상한 기상재해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우리나라에서는 불지옥 같은 폭염이 이어졌다. 30도를 넘는 살인적인 더위가 계속되고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 했다. 얼마 전에 내린 첫눈은 기록적인 폭설이 됐다. 올해 미국은 폭염과 허리케인으로, 스페인과 브라질, 케냐에서는 폭우와 홍수로 많은 인명·재
산피해가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 찾아온 재해의 원인을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54도나 더 높았다. ‘기후 마지노선’이 1.5도인데 이를 넘어선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해를 거듭할수록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재난 수준의 폭염 일수가 길어진다는 얘기다.
이로 인한 위험도 감지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과 남극지방의 얼음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이에 따라 2030년도엔 한반도의 5% 면적이 물속에 잠긴다는 예측도 나왔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수면이 상승해 농지가 감소하고 가뭄과 홍수가 빈번해질 경우 세계적인 식량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식량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식량대란 사태를 맞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루 빨리 지구온난화와 기후이변을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탄소배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 중의 하나가 중국이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은 풍력·태양광 에너지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추진속도 또한 놀라울 정도다. 현재 중국이 건설 중인 339기가와트(GW) 규모의 풍력·태양광 발전소는 전 세계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 건설의 3분의 2나 되는 것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은 2억5000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을 정도다.
경기도 역시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1회용품 없는 세상 만들기,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 등의 정책과 함께 태양광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도는 지난해 4월 ‘경기 RE100’ 비전을 선포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까지 높이겠다며 공공·기업·도민·산업 4가지 분야별로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전력자립 10만 가구 프로젝트는 ‘도민 RE100’ 분야 핵심 사업이다. 2030년까지 도내 10만 가구에 주택태양광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 사업에 참여한 도민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월 20만 원 이상 나오던 여름철 전기요금이 태양광 덕분에 4만5000 원 정도로 대폭 줄었다. 더 많은 사람이 태양광으로 전기요금을 절약하면 좋겠다.”라는 한 고양시민의 말처럼 태양광 설치 사업에 참여한 도민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도는 올해 가중되는 전기료에 대한 도민의 전기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택 태양광 지원사업’와 ‘미니태양광 사업’ 등 소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지원했다. ‘주택 태양광 지원사업’은 에너지 복지 실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다가구를 포함한 단독주택 지붕이나 옥상에 태양광 설치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도에 따르면 이 사업으로 인해 올해 7~8월의 전기요금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평균 15만 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주택 태양광 사업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이로 인해 사업축소가 우려됐지만 경기도는 올해 도비 200% 증액한 34억 원을 추가 투입해 오히려 사업을 확대, 도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경기 RE100 자립마을’ ‘공공용지 활용 햇빛발전소’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태양광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기를 막을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다. 정부도 적극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