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식물성유지 중 팜유 수입량이 가장 많다. 올들어 10월까지 팜유를 56만여t 수입했다. 이중 61%는 말레이시아, 나머지 39%는 인도네시아에서 들여왔다.
그러나 11월말 말레이반도에 내린 집중호우로 현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팜유값이 치솟으면서 국제시장에선 팜유 시세가 콩기름을 앞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농무부(USDA)는 2024∼2025 시장연도의 말레이시아 팜유 생산량을 1930만t으로 추산했다. 전달보다 3%,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수확면적은 560만㏊로 파악했다. 전월과 동일하지만 전년보다는 1% 증가한 것이다. 수율은 전달·전년 대비 각각 3% 감소한 1㏊당 3.45t으로 추산했다.
요인은 말레이반도를 휩쓴 이상기상이다. 11월말 말레이반도 전역에 단 5일 동안 6개월치의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이 지역에 광범위한 홍수가 발생했다. 대부분 폭우는 북부에서 관측됐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홍수가 보고됐다. 말레이시아 총 9곳 주가 이 비로 영향을 받았다. 특히 팜유 수확작업과 물류가 타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팜유 생산국이다. 전세계 생산량 가운데 점유율이 25%에 달한다. 팜유는 반도 대부분에서 생산되지만, 주로 이 지역 중남부에서 나온다. 극심한 강우로 큰 피해를 본 주는 켈란탄, 트렝가누, 북부 페락으로 팜유 생산량의 5%를 차지하는 곳이다. 팜유 수확이 지연되면 월별 팜 조유(CPO) 생산량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폭우 외에도 말레이시아 팜유위원회의 10월 보고서 추정치에 따르면 CPO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감소하고, 5년 평균 대비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은 CPO 생산량이 가장 많은 달이고, 이어 9월·8월 순이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의 폭우와 수출 가능 물량 부족으로 국제 팜유 가격이 상승했다. 아르헨티나 착유·수출이 예상외로 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을 받는 대두유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팜유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형성되고 세계 식물성유지 시장에서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 대두유가 팜유 수출의 일부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선철 전 주한미국대사관 농업스페셜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