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남편을 살리기 위해 죽을 각오까지 하고 있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인 신평 변호사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서울남부구치소를 찾아 김 여사를 접견하고 왔다며 접견 당시 나눴던 대화 일부를 소개했다.
신 변호사는 "김 여사가 접견실 의자에 앉자마자 대뜸 '선생님, 제가 죽어버려야 남편에게 살길이 열리지 않을까요?'라고 말해 깜짝 놀랐다. 요즘 김 여사가 이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듯했다"며 "나는 '그렇게 생각하시지 말라'고 달랬다"고 말했다.
그는 이야기를 나누던 중 김 여사가 "한동훈이 어쩌면 그럴 수가 있느냐"며 "한동훈이 그렇게 배신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앞길에는 무한한 영광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신 변호사는 "한동훈은 사실 불쌍한 인간"이라며 "그는 허업(虛業)의 굴레에 빠져 평생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대권 낭인'이 되어 별 소득 없이 쓸쓸히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그야말로 인생의 낭비자일 뿐"이라며 "많이 어렵겠지만 그를 용서하도록 노력해보라고 권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게 정 힘들면 그의 현상과 초라한 미래를 연상하면서 그를 잊어버리라"며 "그것이 그를 진정으로 이기는 것이 되고, 업장을 지우는 길이 된다고 말해 줬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우울증 등으로 식사를 거의 못 한다는 김 여사의 상태에 대해 "너무나 수척해 앙상한 뼈대밖에 남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김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김 여사 구속 기간을 이달 31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사 내용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김 여사가 출석 일자를 한 차례 미룬 점을 고려해 구속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는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거나 진술거부권도 행사하고 있다.
김 여사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 소환이 예정됐으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내용이 담긴 자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특검팀은 사정을 고려해 출석일을 21일 오후 2시로 다시 통보했고 김 여사 측도 이에 응하기로 했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2022년 대선 때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그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한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 목걸이 등과 함께 교단 현안 청탁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