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멀티플렉스 지각 변동

2025-05-08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 매출 순위 2위와 3위 업체 간의 합병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멀티플렉스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최근 국내 멀티플렉스 시장에서 매출 2위인 롯데시네마와 3위인 메가박스가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19와 OTT 시장의 확대 이후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국내 영화관 산업이 일종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기준 국내 멀티플렉스의 매출 규모는 1위인 CGV가 1조 5485억 원, 2위인 롯데시네마가 5621억 원, 3위 메가박스가 3101억 원이다. 그러나 같은 해 491억 원의 흑자를 낸 CGV를 제외하고 롯데시네마는 84억 원, 메가박스는 179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에 시달렸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전격 합병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 같은 영화관 산업의 현실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홀딩스는 8일 중앙그룹과 롯데그룹이 영화 관련 계열사인 메가박스중앙과 롯데컬처웍스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합작은 일방적인 한 회사의 인수합병 형식이 아니고, 합작 법인을 설립해 양사가 공동 경영할 계획이며 신규 투자유치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합병안은 아직 논의 중이다. 현재 중앙그룹의 콘텐트리중앙이 메가박스중앙의 지분 95.98%를, 롯데그룹의 롯데쇼핑이 롯데컬처웍스의 지분 86.37%를 보유하고 있다. 중앙홀딩스는 두 회사가 극장·영화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협의를 거쳐 주주사 간 MOU를 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순히 지난 해 매출 성적으로 보면 두 회사의 합병을 하더라도 그 합작 회사가 CGV와 경쟁 구도를 가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난 해 이들 3사의 매출을 단순 비교해도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두 회사의 합계 매출이 CGV의 56% 수준에 머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사는 이 합병이 성사되면 CGV와 오느 정도는 대결 구도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출 규모와는 달리 스크린 총수의 변동이 생기기 때문이다. 영화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CGV의 전국 스크린 수는 1346개로 멀티플렉스 중 가장 많다. 롯데시네마는 915개, 메가박스는 767개. 즉 양사 스크린 수를 합하면 총 1682개로 CGV를 능가하게 된다.

스크린 수에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까지 더하면 당장 CGV의 매출을 능가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경쟁 구도는 어느 정도 생길 것이라는 게 합병을 추진하는 쪽의 기대다. 그에 따라 당장 양사를 압박했던 적자의 늪에서도 헤어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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