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대미 투자의 상징인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가 본격 가동된다. 2022년 첫 삽을 뜬지 3년 만이다. 다음달 2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앞서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만큼 관세 부가 영향을 최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HMGMA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 HMGMA는 2019년 투자 결정 이후 총 80억달러를 투입해 구축한 최첨단 자동차 제조 공장이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 기아 조지아 공장(KaGA)에 이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세 번째 생산 거점이다. 부지 전체 면적 1176만 m2(약 355만 평)로 여의도 약 4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연간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등 그룹 최고위 임원 및 HMGMA 임직원 외에도,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 조현동 주미 대사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관세효과…30만→50만대로 증설
HMGMA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현대차그룹이 대미 투자를 결정하며 진행된 프로젝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미 투자 규모를 발표하며 "조지아 서배너에서 8500개 이상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한 결정은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1기 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후 시작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HMGMA는 지난해 10월 전기차 아이오닉5 시범 생산을 했고, 이달부터는 대형 전기 SUV 모델 아이오닉9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내년에는 기아 모델도 생산할 예정이며, 향후 제네시스 차량으로 생산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내년부터 일부 시설 설비 개선 작업 등을 통해 하이브리드차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번 HMGMA 준공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극에서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2005년 앨라배마주에 현대차 공장을 가동하며 현지 생산에 도전한 지 20년 만이다. HMGMA 생산 규모를 20만 대를 추가해 미국생산 총 120만 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AI·로봇 도입한 현대차 공장의 미래 모습
현대차그룹은 HMGMA 곳곳에 ‘제조의 혁신’ 기술을 구현했다. 모든 생산 과정에 AI와 로봇을 투입한 현대차그룹 최초의 공장으로, 완성차 생산의 전 과정의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공장 운영에 활용한다. AI가 생산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할 수도 있다.
로봇 친화 공장으로 조성된 점도 특징이다. 세계 최초로 로봇이 인간 작업자의 도움 없이 차량 도어 장착 전 공정을 담당한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도장 품질에 대해 차체 1대 당 약 5만 장의 이미지를 촬영·분석해 빠르고 정확하게 피드백을 제공하는 역할도 로봇이 한다. 공장 곳곳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현장을 누비벼 생산 공정 등을 감독·관리한다. 향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가 생산 공정에 시범 투입될 예정이다.
서배너(미국 조지아주)=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