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지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SW) 기술 중심의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 전환에 속도를 낸다. 2027년 말까지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양산차를 선보이고 2028년에는 미래 모빌리티인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양산을 시작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송창현 현대차(005380)·기아(000270) 첨단차플랫폼본부(AV)장 사장은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플레오스 25’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레벨2+ 자율주행은 조건부 자율주행에 해당하는 레벨3 바로 이전 단계로 레벨2보다 정교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를 제공한다. 운전자가 차량 주행에 개입하지만 인공지능(AI) 기술과 발전된 카메라·센서 등을 활용해 조향과 가속·감소 등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자율주행을 담당하는 AI인 ‘아트리아 AI’를 직접 개발했다. AI를 통한 데이터 학습으로 차량이 도로·주행 상황별 최적의 판단을 내리고 자율주행 성능을 끌어올린다. 차량에는 8개 8메가 픽셀 카메라와 1개 레이더를 탑재해 도로 형상과 상황을 인식하고 고정밀지도(HD맵) 없이도 작동한다.
송 사장은 아트리아 AI와 관련해 “경제성·확장성·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발됐다”며 “각 국가의 교통 법규를 준수할 수 있도록 안전 장치를 가지고 있고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활용해 연산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3분기 SDV 페이스카에 아트리아 AI를 적용할 예정이다. 실제 레벨2+ 자율주행은 2027년 말 양산차부터 순차적으로 탑재해 나간다.
SDV 개발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SDV는 소프트웨어로 차량을 제어하고 스마트폰처럼 차량을 최신화한다. 또 차량과 운전자·스마트폰 간 연결성을 강화해 각종 콘텐츠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브랜드이자 기술 플랫폼인 플레오스는 SDV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플레오스는 ‘더 많은’을 뜻하는 라틴어 ‘플레오’와 운영체제의 약자인 ‘OS’의 합성어로 차량 제어 운영체제인 플레오스 비히클 OS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로 개발됐다.
플레오스 비히클 OS는 고성능 차량용 컴퓨터와 각 제어기를 통합한 전자전기(E&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E&E 아키텍처는 수많은 개별 제어기를 통합해 차량 시스템 구조를 단순화하고 작업을 분산 처리해 성능과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스마트폰과 유사한 이용자인터페이스(UI)로 누구나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멀티 윈도우 기능을 통해 한 화면에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2분기 출시하는 신차부터 플레오스 커넥트를 적용해 2030년까지 2000만 대 이상으로 확대한다.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네이버와 협업으로 개발한 AI 음성 비서 기술을 적용한다. 운전자의 음성 명령을 알아듣고 복잡한 요청도 쉽게 처리한다. 운전자가 출근길 브리핑을 요청하면 회사로 길을 안내하면서 날씨·뉴스·일정 등을 챙겨주는 식이다. E&E 아키텍처와 플레오스 비히클 OS까지 탑재한 SDV 양산은 2028년으로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SDV 기술 개발을 고도화해 차량이 효율적이고 유연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진화하도록 할 것”이라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통해 언제나 최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