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패션 시장에서 웹툰·아이돌·애니메이션 IP(지적재산권)를 결합한 협업 제품이 SPA 브랜드의 주요 전략으로 부상하며 소비자 경험을 새롭게 확장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SPA 브랜드들이 단순 의류 판매에서 벗어나 IP 중심의 협업 모델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웹툰·K-팝·애니메이션 등 대중 문화 콘텐츠를 패션 제품에 접목한 시도가 잇따르면서 브랜드 차별화와 신상품 매출 제고에 직결되고 있다는 평가다.
◆ SPA 업계, IP 활용이 브랜드 경쟁력 핵심으로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인 ‘에잇세컨즈’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 협업 컬렉션이 1차에서는 모자와 일부 의류만 빼놓고 모두 품절 사태를 기록하며 IP 전략의 효과를 입증했다.
품절 상품을 리오더한 2차 상품 판매에서도 빠르게 재고가 소진되고 있다. 가장 인기리에 판매되는 제품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파랑 호랑이 더피 라인이다. 에잇세컨즈는 그래픽 티셔츠·패딩·라운지웨어 등 제품군을 확대해 콘텐츠 팬덤까지 흡수하며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에잇세컨즈 관계자는 “브랜드의 기본 타깃은 2030 세대이지만 이번 협업을 통해 학부모층과 중고등학생 등 새로운 고객 유입이 뚜렷하게 늘었다”고 말했다. 또한 “브랜드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모델·인플루언서·디자이너 등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업에 열려 있으며 시즌마다 트렌드를 빠르게 제안하는 협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랜드의 패션부문인 ‘스파오(SPAO)’ 역시 산리오·웹툰 캐릭터·애니메이션과의 협업을 통해 Z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판매 반응을 얻으며 캐릭터 패션 시장을 넓혀왔다.
한국의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블루 아카이브, 에반게리온, 디즈니 등 다양한 애니·게임 IP와 협업해 이를 무신사 스타일로 재해석한 패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단순 캐릭터 활용을 넘어 트렌드에 맞춘 그래픽 재디자인을 적용하며, 내부에 IP Biz 조직을 운영해 IP 기반 상품 기획과 유통을 자체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돌 IP를 활용한 사례도 두드러진다.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은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아이돌 IP × 패션’ 모델의 대표 사례로 자리 잡았다.
◆ 캐릭터에서 세계관까지…복합 IP 시대 열려
업계는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 콜라보를 넘어 ▲IP 자체 브랜드로의 확장 ▲일상형 패션 라인으로의 연결 ▲굿즈 시장 확대 등 생태계 중심의 구조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본다. 콘텐츠 기반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IP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패션에 녹여내는 방식이 브랜드 경쟁력 확보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SPA 브랜드들은 향후에도 IP 활용 범위를 팬덤 중심 굿즈에서 라이프스타일 컬렉션까지 넓히며 패션 소비 경험을 재정의하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SPA는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자가 상표 패션 전문점)’의 약자로, 여기서 Specialty store retailer는 ‘특정 분야 상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유통업체’를 뜻한다. 즉 하나의 브랜드가 기획·디자인·생산·유통까지 모두 직접 수행하는 수직계열화 방식을 말하며, 빠른 상품 회전을 목표로 하는 패스트패션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채택된 구조다. H&M·유니클로 등이 대표적 사례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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