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율 조정 등 무역 협상과 관련해 한국을 포함한 20 여 국가를 우선 협상 대상으로 구체화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여기에는 한국 등 주요 교역국은 물론 빠른 타결을 통해 성과를 내보일 수 있는 소규모 국가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별로 협상 목적과 속도 등을 구분해 전략적인 무역 협상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근거로 트럼프 행정부가 약 20개 국가를 초기 협상의 핵심 대상국으로 설정했으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이 명단을 의회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우선 협상국들은 미국의 협상 목적에 따라 다양한 국가로 구성됐다.
우선 협상 대상 그룹에는 한국과 일본, 베트남 등 미국의 주요 수입국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미국이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로 이들 국가에 대한 미국의 협상 목표은 무역 수지 개선이다.
반면 피지나 레소토, 모리셔스 같은 상대적으로 작은 무역 상대국도 포함돼 있다. 이들 국가의 경우 협상 종결이 상대적으로 빠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이 협상의 참고나 모델로 삼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앞서 “미국은 현재 18개국 과의 협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지 보여주는 프레임워크를 만들고자 하며 이를 통해 훨씬 더 빠르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 대상국에는 전날 미국과 큰 틀의 합의를 발표한 영국도 포함돼 있다. 이 밖에도 △호주 △아르헨티나 △캄보디아 △에콰도르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마다가스카르 △말레이시아 △스위스 △대만 등이 우선협상 대상국가로 분류돼 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블룸버그에 전했다. 중국의 경우 이들과는 구분된 별도 트랙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의 경우 별도의 지정 여부가 알려지지 않았따.
이 가운데 스위스와 아르헨티나의 경우 스스로 신속한 협상을 원하는 분위기다. 카린 켈러 주터 스위스 대통령은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스위스가 앞으로 2주 안에 두 나라 간 의향서에 대한 제안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켈러 주터 대통령은 “우리가 영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지금 신속하게 대우받는 국가 그룹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인도의 경우 우선협상 대상 국가지만 교역 규모가 크고 현안이 많아 빠른 협상을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앞서 러트닉 상무 장관은 “한국과 일본은 빠르게 타결될 협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