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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에버턴 유니폼 전면 스폰서인 온라인 도박업체 스테이크(Stake)가 포르노 배우가 등장한 광고 논란 끝에 영국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영국 BBC는 13일 “영국 도박위원회(Gambling Commission)가 스테이크를 상대로 한 조사에 착수했고 스테이크가 영국 내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철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은 지난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광고 영상에서 시작됐다. 해당 영상에는 포르노 배우 보니 블루(본명 티아 빌링거)가 등장해 노팅엄 트렌트대학교 캠퍼스 앞에서 “18세 갓 성인이 된 180명과 자러 왔다”고 말하며 스테이크 로고가 화면에 노출됐다. 이 광고는 청소년과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성적 콘텐츠를 통해 도박을 홍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광고는 스테이크 공식 계정이 아닌 곳에서 게시됐고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이 사건으로 인해 도박업체와 축구계의 유착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국 문화부 장관에게는 해당 광고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도박위원회는 스테이크 조사와 함께 에버턴 구단에 주의를 촉구하기로 했다.
에버턴 외에도 EPL 소속 노팅엄 포레스트(카이윤)와 챔피언십 소속 레스터시티(BC게임) 역시 유사한 문제로 도박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다. 세 구단의 스폰서 업체들은 영국에서 무허가 상태인 해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위원회는 구단들에게 유니폼에 노출되는 도박업체의 사이트가 영국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어길 경우 구단 관계자들은 최대 51주 징역형과 무제한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스테이크는 호주에 본사를 둔 온라인 베팅 기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한 카지노 및 스포츠 도박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국에서는 맨섬(Isle of Man) 소재 TGP 유럽과 ‘화이트 라벨’ 방식으로 라이선스를 운영해왔다. 화이트 라벨은 글로벌 도박 기업이 현지 파트너를 통해 우회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형태다. 스테이크는 오는 3월 11일부로 영국에서 신규 회원 가입 및 모든 영업을 종료한다. 스테이크 측은 성명을 통해 “TGP 유럽과 상호 협의해 화이트 라벨 계약을 종료하고,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현지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기로 했다”며 “최근 이탈리아와 브라질 등 규제 시장에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PL 구단들은 2025-26시즌 종료 이후 유니폼 전면 도박업체 스폰서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다만, 유니폼 소매나 경기장 광고판 등에는 도박 광고를 계속 허용할 방침이다. 2024년 조사에 따르면, EPL 개막 라운드에서 방영된 도박 광고 수는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 전 스토크시티 선수 토니 켈리 등은 “스포츠 베팅의 어두운 이면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도박 중독에 빠지고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