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22일 예정됐던 밴드 자우림의 뉴욕 공연이 취소됐다. 이에 대한 배경으로 일부 누리꾼들이 CIA 신고를 거론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소속사 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는 13일 입장을 내고 “오는 3월 22일로 예정됐던 뉴욕 콘서트가 부득이하게 잠정 연기됐음을 알려드린다”며 “기다려주신 팬분들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돼 유감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욱 멋진 무대로 미국 팬분들을 만날 그 날을 자우림과 함께 진심으로 고대하고 있겠다”면서 공연 주최사의 안내문을 공유했다.
자우림 뉴욕 공연 주최사 타운홀은 “예상치 못한 행정적 지연으로 인해, 콘서트를 2025년 이후로 연기할 것을 여럽게 결정하게 됐다”며 예매 취소 및 환불 절차를 안내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새로운 공연 일정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최사는 뉴욕 공연 취소 배경으로 행정적 지연을 언급했는데 이를 두고 미 당국이 자우림의 비자면제프로그램을 거부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는 ‘CIA 미국 국무부 신고가 효과가 있다’는 취지의 게시글과 영상이 나오고 있다.
자우림은 꾸준히 자신의 진보 성향을 드러내 온 인물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가 일부 보수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일부 보수 성향 누리꾼들은 자우림을 포함해 아이유 등을 CIA에 신고하는 행렬을 이어가기도 했다. CIA에 해당 인사들을 종복 세력이나 반미 주의자로 신고해 입국 심사를 까다롭게 만드는 등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다.
이를 두고 미국 전문가들은 CIA에 신고할 경우 미국 입국에 제한된다는 주장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라고 일축했다. 미국 입국심사는 CIA가 아닌 국무부와 국토안보부에서 담당하며 개인의 정치적 성향은 공식적으로 비자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미대사를 지낸 안호영 경남대 석좌교수는 경향신문에 “CIA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일진 모르겠지만 이런 얘긴 처음 듣는다”고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 나와 ‘탄핵 집회에 참석한다고 해서 ESTA 발급이 안 나오느냐’는 질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게 가능하겠냐. 그 나라들의 주권 사항”이라고 답했다.
다만 가수들의 해외 공연의 경우 ESTA 절차가 아닌 O-1, O-2 등 공연 비자를 따로 발급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