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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모(86.5점) VS 테슬라(30.6점)’
해외 컨설팀 업체 가이드하우스가 이달 발간한 ‘2024 자율주행 기술 순위(2024 Automated Driving Leaderboard)’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리더인 구글 웨이모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격차가 크게 났습니다. 웨이모가 조사 대상 20개 업체 중 1위를, 테슬라는 20위로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특정 시장조사기관의 리포트라는 점에서 조사의 객관성을 담보하긴 어렵지만 극명한 격차가 있다고 하는 이유에 대해선 짚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연내 테슬라 로보택시 출시되도 자율주행 조건 제한적 가능성”
우선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경우 충돌 데이터가 많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2024년 9월 기준 테슬라는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1492건의 충돌 사고를 보고했습니다. 이후 NHTSA는 테슬라 자율주행(오토파일럿·FSD) 기술을 구현하는 비전 시스템이 안전한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야간 또는 안개가 낀 날씨 등 열악한 주행 조건에서 안전할 수 있는지 등을 알아보는 것이죠.
물론 미 교통당국의 조사를 받는다고 해서 기술력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테슬라 차량이 워낙 많이 미 전역에서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사고 사례도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가이드하우스 보고서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이 데이터 축적을 통해 버전 업그레이드 되는 과정에서 시스템의 일관성이 부족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다시 말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구동에 필요한 반도체 등 하드웨어가 제대로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인데요. 실제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자율주행 컴퓨터 ‘하드웨어3(HW3)’ 칩셋 보드가 FSD를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머스크는 HW3 차량에서 FSD 기능이 완전히 구현되지 않을 경우 성능을 개선한 HW4로 무료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가 올해 시작할 로보택시 서비스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비관적으로 내다봤습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우버와 비슷한 영업을 하기 위해 차량 호출 앱을 개발 중이며 2025년 중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호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공식화했습니다. 오는 6월 테슬라 본사가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첫 서비스가 개시될 계획입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테슬라가 안전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머스크 계획대로 2025년 말 테슬라가 로보택시를 본격적으로 출시하더라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조건(ODD)이 안전 문제로 인해 제한적일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웨이모, 우버 연합으로 테슬라에 견제구
반면 웨이모는 우버와의 파트너십으로 자율주행 시장에서 주도권을 지킬 수 있다는 게 긍정적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이미 웨이모는 로보택시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해 로보택시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다른 경쟁 업체들이 부진하는 가운데 웨이모는 지난해에만 400만 건 이상의 유료 자율주행 탑승을 기록했죠.
웨이모와 우버의 협력에 따라 오스틴에서 우버 앱을 이용하는 승객은 이달 초부터 웨이모 로보택시를 탑승하게 됐습니다. 양사 간 파트너십은 애틀란타로도 확장될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오스틴에서 첫 서비스를 준비하는 테슬라에 대한 견제 성격이 짙다는 분석입니다.

웨이모가 우버와의 연합을 통해 얻는 이점은 이 뿐 아닙니다. 자율주행 거점 확대에 드는 초기 인프라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가이드하우스 보고서에 따르면 우버가 오스틴과 애틀란타에 차고지를 설립하고 차량 유지 보수를 맡기로 했습니다.
구글은 자율주행 패권을 거머쥐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웨이모에 수년간 50억달러(약 7조3300억 원)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웨이모와 테슬라 간 로보택시 경쟁이 어떻게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