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제쳐야 하나, 젖혀야 하나

2025-03-26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해외 리그에서 뛰는 한국 축구 선수들의 활약에 밤을 새워 축구를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축구 팬들은 “손흥민 선수가 상대 선수를 제치고 첫 골을 넣었습니다” 등과 같은 진행자의 해설이 이어지면 밤샘으로 인한 피로가 절로 잊히는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축구 경기 중 상대 선수를 피하며 돌파하는 장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바로 ‘제치다’이다. 그런데 이를 ‘젖히다’라고 써야 하는 것이 아닌지 헷갈리곤 한다.

‘제치다’는 ‘거치적거리지 않게 처리하다’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축구 경기 등에서 상대 선수를 거치적거리지 않게 처리한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표현은 ‘젖히다’가 아닌 ‘제치다’임을 알 수 있다.

‘젖히다’는 “의자를 뒤로 젖히다” 등처럼 ‘뒤로 기울게 하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커튼을 걷어 젖히다”에서와 같이 ‘안쪽이 겉으로 나오게 하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간혹 “이강인 선수가 상대 선수를 제끼고 기가 막힌 프리킥을 선보였습니다”와 같이 ‘제끼다’를 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제끼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비표준어라고 명시돼 있다.

그렇다면 “응원가를 불러 제치다/ 불러 젖히다/ 불러 제끼다” 중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일까. ‘제끼다’가 비표준어라는 걸 떠올려 보면 ‘불러 제끼다’ 역시 틀린 표현이란 걸 알 수 있다. ‘젖히다’는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막힌 데 없이 해치운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그러므로 “응원가를 불러 젖히다”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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